전체기사

2026.03.13 (금)

  • 맑음동두천 3.5℃
  • 흐림강릉 3.4℃
  • 맑음서울 5.5℃
  • 맑음대전 6.3℃
  • 맑음대구 5.7℃
  • 울산 4.3℃
  • 연무광주 5.6℃
  • 흐림부산 6.1℃
  • 맑음고창 0.9℃
  • 연무제주 9.3℃
  • 맑음강화 4.5℃
  • 맑음보은 4.5℃
  • 맑음금산 4.0℃
  • 맑음강진군 3.1℃
  • 맑음경주시 3.4℃
  • 맑음거제 6.9℃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포제서>

URL복사

타인의 의식을 지배해 살인 도구로 이용하는 SF 스릴러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암살 대상 주변인의 몸을 훔쳐 의식에 침투해 청부살인하는 조직 ‘포제서’의 암살 요원 타샤 보스는 임무 수행 도중 예기치못한 상황에 직면한다.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로 알려진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의 SF 호러 <항생제> 이후 두 번째 장편이다. 시체스 국제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완벽한 증거인멸과 탈출


한 여성이 전선이 연결된 침을 자신의 정수리에 꽂는다. 붉은 피가 베어나오지만 아랑곶없이 거울 앞에서 침과 연결된 기계의 다이얼을 돌린다. 다이얼이 돌아가는 방향에 따라 웃기도 울기도 하는 여성의 표정이 기묘하다. 장면이 전환되고 여성은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알 수 없는 장소에 서 있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올려다보니 같은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 파티 장소로 안내하며 업무를 설명한다. 서빙을 맡은 그녀는 가지런히 놓여진 식기들 중에서 나이프를 집어들고 걸어간다. 

 


한 중년 남성에게 곧바로 다가간 그녀는 나이프로 그의 목을 깊이 찌른다. 여성은 피투성이로 쓰러진 남성 위에 올라타서 몸을 난도질한다. 가방에서 총을 꺼내 자신의 입속에 넣지만 차마 쏘지 못해서 힘겨워한다. 


경찰들이 달려와 그녀에게 총구를 겨누고, 그녀는 자신에게 향했던 총을 경찰에게 발사한다. 무장한 경찰은 그녀를 사살하고 동시에 다른 장소, 전선이 연결된 기계 속에 누워있던 타샤 보스가 깨어나 구토를 한다. 


타샤는 비밀 암살 조직 ‘포제서’의 최고 요원이다. ‘포제서’는 타인의 의식에 침투해 몸을 지배하는 기술을 살인에 이용한다. 살해할 타깃의 주변 인물의 몸에 들어가 살해한 후에 ‘숙주’를 죽이는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증거인멸과 탈출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포제서’ 직원들은 숙주의 뇌사를 확인하고 타샤의 과거 기억들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자아가 손실없이 회복됐는지를 확인한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타샤는 정상으로 판정받지만, 뇌와 인격은 파괴되고 있다. 

 

잔인하고 강렬한 시각적 표현


<포제서>가 타인의 의식에 침입해 지배하고 도구로 이용하는 익숙한 소재의 SF물임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타샤는 원래의 자신이 소속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그 속에서 어색함을 느낀다. 자신에 대한 낯섦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감정과는 대비적으로 타인의 몸을 통해 이루어진 살인에 대한 감각은 생생하고 중독적이다. 


영화는 젠더와 가족 등으로 표현되는 정체성의 혼란과 양가감정을 비롯해, 익명의 탈을 쓴 폭력이 해방구로 작동하는 현대사회의 풍경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타샤는 숙주와 갈등을 경험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이용해서 억압적인 대상(그것이 사랑일지라도)을 처리하는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정신의 지배와 몸이라는 껍데기, 타인의 삶과 자아 정체성 등 이 테마를 둘러싼 담론들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역시 새롭지는 않다. 

 


영화는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한듯 철학적 사회적 확장을 자제하고 주인공 타샤의 심리를 이미지화하는데 집중한다. 


가장 차별적 특징은 잔인한 표현방식이다. 이 영화는 고어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 아니라면 거부감을 느낄정도로 신체훼손 장면들의 수위가 높다. 시각이나 청각적 효과 자체도 사실적이지만 도구나 방식이 잔혹하고, 더 나아가 윤리적으로도 고통스럽다. 


마치 게임이나 만화 등의 간접 체험이 실감을 주기 위해서, 또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없이 폭력 수위를 높이듯이 숙주를 이용한 타샤의 살인은 비정상적 잔인함을 보인다. 


또한, 혈액은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중요한 이미지다. 타샤가 피를 뒤집어쓰는 이미지는 여러 방식으로 반복되면서 신체라는 껍데기의 해체와 뒤엉킴을 암시한다. 신체훼손 장면 외에도 타샤의 정체성 혼란을 보여주는 강렬한 시각적 표현들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제니퍼 제이슨 리, 숀빈 등 화려한 캐스팅은 이 영화의 매력적 요소 중 하나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장동혁, 윤석열과의 절연 본격화...의료·노동정책 공개 반성·사과...“결의문 존중”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이 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해 소속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가운데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장동혁 당 대표는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해 당내 노동국 신설 등에 대해 “우리 당이 노동자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게 챙겨 듣고 한국노총과 함께 노동의 새 길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라며 “동시에 지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우리 당의 반성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 당은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자 여러분과 함께 올바른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개최된 ‘성분명처방 저지 궐기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챙겨 듣지 못하고 급하게 의료개혁을 추진하다 결국 실패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고 또 의료계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저희 국민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밤 새서 최대한 신속하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하라...골든타임 허비 안 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중동 상황에 대해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절대로 허비해선 안 된다”며 “위기일수록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 뒷걸음질치지 않게 재정의 신속한 투입이 꼭 필요하다. 결국 추경 편성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최대한 신속하게 편성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하면 보통 한두 달이 걸리는 게 기존 관행인 거 같은데 어렵더라도 밤 새서 최대한 신속하게 해 달라”며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취약계층이 받는 충격이 훨씬 더 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다각도로 총동원해서 신속하고 정교하게 집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해 유류세나 화물차, 대중교통, 농어업인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재정 지원을 일률적으로 하게 되면 양극화 심화를 막기가 어렵다. 직접지원·차등지원을 통해 어려운 쪽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

사회

더보기
與,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장인수 기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고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장인수 기자를 고발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김현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장인수 기자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지금 일각에서 뜬금없이 공소 취소 거래설이 난무하는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당대표는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