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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돋보기】 <더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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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이클 경기의 이면을 담은 영화

 

스포츠에 대한 ‘공정하다는 착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998년 ‘투르 드 프랑스’ 국제 대회 아일랜드 구간의 숨막히는 3일을 배경으로 사이클 선수 세계의 씁쓸한 이면과 극한의 압박감을 담았다. 

제34회 SXSW 영화제, 제11회 룩셈부르크 영국&아일랜드 영화제, 제7회 호주 영국영화제, 제65회 코르크국제영화제, 제24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 등 다수의 영미권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스포츠 정신’이라는 환상

 

 <더 레이서>는 스피드한 사이클 경기의 박진감을 전달하고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펼치는 장르물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스포츠 영화가 만들어온 ‘스포츠 정신’이라는 환상을 뒤엎는 드라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사이클 선수들의 어두운 세계와 내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주인공 돔 샤볼은 39세의 노장으로 선수 생활의 종말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다. 페이스메이커라는 역할 때문에 우승을 한 적은 없지만 경력 20년 차 관록으로 팀원을 이끄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는 팀의 승리를 위해 가족관계를 비롯한 모든 것을 희생해왔지만, 나이에 대한 불신으로 내쳐질 위기에 빠져있다. 


사이클이 인생 그 자체인 샤볼은 심리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지만 그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팀원은 거의 없다. 업계의 몇몇 노장 동료들만 은퇴 선수들의 암울한 소식을 전해주고, 망가진 서로의 몸과 처지를 이해할 뿐이다. 


키에란 J. 월쉬 감독은 독특한 시각으로 샤볼을 바라본다. 그는 통상적인 스포츠 영화의 매력적 캐릭터가 아니다. 커리어에 대한 집착으로 생명의 위협속에서 금지된 약물에 의존하는 설정은 한계와 장애를 이겨내는 인간 승리의 영웅과는 거리가 멀다. 


부정적 시스템의 희생자나 고발자 등 사회물의 영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하다못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는 루저의 철학적 혁명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이 응원할 수 없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게 된다. 

 

 

이겨도 지고, 생존해도 죽어가는


신체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특별히 출중하지 않은 샤볼은 부조리한 시스템을 비판하거나 벗어나려기 보다 충실히 적응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팀이 승리해도 본인은 승리할 수 없는, 지는 것이 곧 직업인 주인공의 위치 부터가 역설적이다. 승리해도 패배하고 살아남아도 죽어간다. 


이 모순적이고 자기파괴적 행위에 집착하며 기본적 가치를 내팽겨치고 생명의 위협까지 감수하는 샤볼의 미련한 삶은, 결코 이상적이지 않지만 동정과 슬픔을 자아낸다. 그 감정의 실체는 관객의 자기연민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피와 땀, 눈물만으로는 부족하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 피, 땀, 눈물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여기에 더욱 위험하고 과감한 불법적 선택들이 더해져야 하고,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불공정한 시스템이 아니라도 신체적 한계가 분명한 주인공이 순수한 노력만으로 승리하는 낭만적 기적은 없다. 


그것이 노력이 보상받고, 능력이 승패를 결정 짓는다는 ‘공정하다는 착각’이 지배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벌어졌던,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것이 삶의 은유라는 사실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실내 장면과 레이싱 장면 모두 세트가 아닌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고집한 감독은 특히 아일랜드 조지아 더블린을 배경으로 수백 명의 엑스트라와 수백 대의 라이더들을 동원해 드론 촬영까지 동반하며 ‘투르 드 프랑스’의 상징과도 같은 대규모 사이클 경주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경주 장면의 생동감보다 돋보이는 대목은, 숨막히는 내면 풍경을 사실적인 묘사와 간결한 연출로 표현해낸 것이다. 
사이클 선수와 ‘투르 드 프랑스’의 중계 영상 밖의 모습과 에피소드를 관찰하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철인 3종 경기까지 출전할 만큼 캐스팅 이전부터 캐릭터 그 자체로 활동한 샤볼 역의 배우 루이스 탈페의 치열함을 전하는 ‘선수의 몸’과 섬세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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