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4.22 (화)

  • 흐림동두천 14.2℃
  • 흐림강릉 11.3℃
  • 서울 17.2℃
  • 대전 17.4℃
  • 대구 18.3℃
  • 울산 16.7℃
  • 광주 18.8℃
  • 부산 16.3℃
  • 흐림고창 18.6℃
  • 흐림제주 20.4℃
  • 흐림강화 15.0℃
  • 흐림보은 16.4℃
  • 흐림금산 17.0℃
  • 흐림강진군 18.4℃
  • 흐림경주시 19.2℃
  • 흐림거제 17.4℃
기상청 제공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김명수 ‘거짓말 대법원장’은 조속히 퇴진하라

URL복사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管仲)은 ‘잘못을 숨기지 않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나라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국가를 지탱하는 4가지 그물줄(예禮 · 의義 · 염廉 · 치恥)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위태로워지며, 세 개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개가 끊어지면 멸망한다고 경고했다.


작금 이 나라에 ‘잘못을 숨기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마음’을 가진 자(者)가 논란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그는 작년 5월 사표를 낸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탄핵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던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임 판사가 당시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자 도망갈 수가 없게 됐다.


김 대법원장은 “(여당이) 탄핵하자고 하는데, 사표 수리하면 내가 국회에서 무슨 소리 듣겠느냐”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고 말한 것이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충격 발언의 주인공이 법원의 독립성 확보를 제1사명으로 하는 대법원장이란 사실도 놀랍지만, 거짓말이 밝혀졌는데도 크게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다. 


이번 사태는 임 부장판사 개인의 진퇴 문제를 넘어 김 대법원장의 도덕성과 정치적 중립 여부, 사법부의 신뢰 문제로 확대됐다. 법관이 지켜야 할 규범을 집약한 대법원의 법관윤리강령 7개 조항 가운데 첫 번째가 사법권 독립 수호, 두 번째가 품위 유지다.


논란 이후 ‘거짓말 대법원장’이라며 퇴진 압박을 받아온 김 대법원장이 연가(휴가)와 설 연휴를 마치고 지난 15일 ‘태연히’ 출근했다. 기존 행태를 보면 뼈아픈 반성과 책임 인정, 사퇴 등 정상적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서의 대응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더 나은 법원을 위해 한번 잘 해 보겠다”며 버틴다. 


법관의 ‘정치 중립’은 헌법과 법관윤리강령에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 농단’으로 재판을 받은 것도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재판 거래’를 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정치권 눈치를 살피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 게다가 김 대법원장은 자신의 국회 임명 동의 과정에서 판사들을 동원해 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통상 법관의 전보 인사는 2~4년 주기이다. 김 대법원은 이달 초 인사에서 어떤 법관은 6년째 유임하게 하고, 어떤 법관은 1년 만에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인사에 근거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정권 측에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이 짧은 기간에 자리를 옮기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한 법관들이 장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원칙 없는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헌법 제12조 제1항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범죄는 동일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법정, 어떤 판사의 재판을 받더라도 동일 범죄는 동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의 ‘처세법’과 법관 인사를 보면 ‘법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법관으로 일하고 싶지만 나라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사표를 던졌다. 또 “권력분립의 원칙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 대원칙을 무너뜨렸으며, 거짓말을 한 대법원장이라는 치욕에 휩싸이게 됐다”면서 “퇴진만이 법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배 법관들의 자존심을 되돌려주는 마지막 희생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도 법원 내부 망에 올린 글에서 “임성근 판사와 대화에서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거나 9개월 전의 일로 기억이 불분명해 거짓 해명에 이르렀다는 발언은 정의를 상징해야 할 사법부 수장의 발언이라고 믿기 힘들다”면서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 전체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탄핵 거래 진상조사단’도 ‘김명수 백서’ 발간에 착수한 데 이어 직권남용·직무유기·허위 공문서 작성 등으로 그를 고발했다.


시간이 좀 지났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 대법원장 임기 중 ‘정권 비리’ 판결, 재판 지연, 법관 인사를 비롯해 ‘사법 개혁’이란 명분으로 자행한 사법부 장악 행태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검사가 잘잘못을 가리는 직업이라면, 판사는 거짓말을 가려내는 자리다. 권력과는 숙명적으로 긴장 관계다. 삼권분립의 발명자 몽테스키외가 ‘권력을 가진 자는 모두 그것을 남용하게 돼있다’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서울 봉천동 아파트 화재 7명 사상, 방화 용의자는 현장서 사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21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방화 용의자는 현장 사망자와 동일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봉천동에서 발생한 방화 용의자는 60대 남성으로 복도에서 발견된 소사체와 동일인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불에 탄 변사체의 지문을 확인해본 결과 방화 용의자로 추정하던 사람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화 용의자는 인화물질 액체를 담을 수 있는 토치 형태의 도구로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인근에서는 해당 도구로 불을 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방화 전에는 본인이 거주하던 주거지에 유서를 남겼다. 현장에 남겨진 유서에는 "엄마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딸에게는 "할머니 잘 모셔라"는 내용을 남겼다. 아울러 "이 돈은 병원비하라"며 유서와 함께 현금 5만원을 놓아뒀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17분께 봉천동 소재 21층 규모의 아파트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화재 연속 확대와 인명 피해 우려에 8시30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소방 인원 153대와 소방차 45대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마사회, 2025년 제1회 은퇴경주마 품평회 및 승마대회 개최
한국마사회가 오는 25일부터 3일간 상주국제승마장에서 ‘2025년 제1회 은퇴경주마 품평회 및 승마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은퇴한 경주마들의 복지 증진을 목표로 한 대회로, 은퇴경주마들에게는 승용마로서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다. 올해는 은퇴경주마를 위한 ‘품평회’와‘승마대회’를 연계하여 진행하는 첫 해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은퇴경주마들은 승용마로의 가치를 재조명 받게 된다. 은퇴경주마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인 만큼 말복지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승마대회에 ‘비기승 종목’을 신설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기승 중심의 대회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은퇴경주마 활용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의 기승 훈련뿐만 아니라, 재활 및 유소년 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약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품평회에 참가하여 등급을 획득하거나 경기를 완주하고 일정 순위 이내 입상한 말, 그리고 비기승 종목에 참가하여 합격한 말에게는 훈련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를 통해 은퇴경주마 승용마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그들의 활용 가치를 한층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은퇴경주마 복지는 우리

문화

더보기
신체성의 정치성... 마이클 투린스키 ‘위태로운 움직임’ 국내 초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방귀희)은 모두예술극장 해외초청 공연으로 안무가 마이클 투린스키(Michael Turinsky)의 ‘위태로운 움직임’을 5월 1일(목)부터 3일(토)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장애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신체성과 움직임의 정치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무대로서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다. ‘위태로운 움직임’은 마이클 투린스키가 장애 신체와 이동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솔로 퍼포먼스로 풀어낸 작품이다. 기존의 무용 언어에서 벗어나 느림, 멈춤, 불균형을 안무적 요소로 삼으며, 신체의 존재론과 움직임의 정치학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다. 공연의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마이클 투린스키는 오스트리아 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체장애를 가진 예술가이자 지적 탐구자로, 현대 무용과 퍼포먼스, 장애, 그리고 정치 및 미학 이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미학, 대중문화에 대한 아이러니한 접근, 음악성과 지적인 깊이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태로운 움직임’은 2021년 네스트로이상 ‘최우수 오프 프로덕션’ 부문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2024년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