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가 수도권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국립현대미술관 등 서울 소재 국립 전시장은 문을 닫은 가운데, 갤러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조용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오프닝 행사도 없고, 전시장 관람 인원도 관람 내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확연히 줄었다. 화랑들의 표현대로 ‘프라이빗 관람’이 되고 있다.
코로나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자연치유력이 절실하다. 2015년부터 생태를 통한 복원력(Bio-Resilience)을 주제로 작품화해온 권치규 작가(성신여대 교수)는 1월 10일까지 <Bio-Resilience>전에서 숲을 통한 정화와 치유의 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 밖에도 크리스마스 트리 같은 대형 작품을 설치해 자하문로 일대 주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작가는 아트아리 1층 공간과 지하 1층 본갤러리 두곳에서 코로나 시대 자연의 원초적인 힘과 회복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가 어려워진 시점에서 자연에서 해답을 구해야 하지 않나”라는 작가는 “힘든 시기이니 만큼 많은 분들이 전시장에서 힘과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햇살을 머금은 나뭇잎과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이슬만 먹고 산다는 반딧불이,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 햇빛을 머금고 무지개를 품은 숲, 보름달과 우주 등이 모두 작품 소재가 됐다.
작가는 현대인의 동경 대상인 숲의 표상적 이미지들을 다채로운 색과 형태로 작품화했다. 우선 형태 면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자연이 가진 곡선과 유기적 모습으로 우거진 숲을 형상화했다. 그속에 봄 새싹의 연두빛을 담아내 생의 의지와 에너지를 잉태시켰다.
덕분에 봄의 푸름이 가득한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부터 시원해진다. 마치 산림욕이라도 하는 양 힐링이 된다. 싱그러운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보면 하늘하늘한 이파리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많은 나무줄기 등이 투조 기법을 통해 사각 혹은 원형의 숲이 되어 있다.

본 갤러리 중앙에 위치한 직경 2m가 넘는 연두빛 속살의 ‘유니버스’(2020)는 마치 위성의 표면 같다. 그리고 그 속은 생동하는 에너지와 자연치유력으로 충만한 자연의 실루엣을 오롯이 담고 있다.
주최측은 1층 윈도우 갤러리에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작품은 통해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는 작가의 바람은 한층 효과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