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4.29 (화)

  • 맑음동두천 20.1℃
  • 맑음강릉 18.8℃
  • 맑음서울 20.1℃
  • 맑음대전 20.3℃
  • 맑음대구 20.4℃
  • 맑음울산 16.8℃
  • 맑음광주 19.6℃
  • 맑음부산 15.1℃
  • 맑음고창 18.9℃
  • 구름많음제주 16.8℃
  • 맑음강화 17.3℃
  • 맑음보은 19.0℃
  • 맑음금산 19.6℃
  • 맑음강진군 19.8℃
  • 맑음경주시 21.4℃
  • 맑음거제 17.5℃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사진작가 고경대 "제주 담으며 아버지 만나요"

URL복사

30일까지 경복궁아트카페 ‘담(談)’서 개인전
부친 고영일 사진 연구하며 작품세계 넓혀
고영일 사진 상설전시실 오픈 예정

 

안방 화장실을 암실로 썼던 아버지. 그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은 훗날 아버지의 길을 걷게 된다.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로 유명한 고경대 사진작가(62).  30일까지 서울 효자로 19 경복궁아트카페 ‘담(談)’에서 사진전 <오름 가는 길>을 열고 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제주의 청정한 자연과 시원한 바람, 저녁 노을 속에 빠져들게 된다. 제주 구좌읍 오름을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해 무광 매트지로 인화한 작품 23점이 걸려있다. 담 카페는 미술 전시장을 겸한 곳이다.   

 

 

어릴 때부터 생활사진에는 줄곧 노출돼 있었던 고경대 작가가 사진에 본격 입문한 지는 9년여. 2011년 SLAP 생활 사진가 양성 훈련 프로그램을 수료하고서야 본격적으로 사진 작가의 길에 나섰다. 2013~2014년 사진 집단 ‘꿈꽃팩토리’ 단체전에 출품했지만, 그의 이력을 가만히 보면 범상치 않은 전시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2015년 이후 아버지 고경일의 발자취를 따라간 아들의 전시를 만나게 된다.  2015년 서울 충무로의 갤러리 브레송에서 첫 개인전으로 고영일-고경대 사진전 <부전자전>(2015)을 연다. 이어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 1960-2017> 개인전(2017),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서귀포> 전(2018) 등으로 본격적으로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를 보여왔다. 그야말로 ‘부전자전’인 셈이다.

 

아버지 고영일(1926-2009)은 사진집 ‘1960년대 제주사진’(1997), 추모사진집 ‘제주의 속살’(2011) 등을 낸 제주사진역사의 산증인이었다. 제주신문사 편집국장 등을 지내면서 1960~1970년대 고향 제주의 풍광과 사람들을 흑백사진으로 남겼다. 암 선고를 받고 83세로 사망하기까지 시간만 나면 발길 닫는대로 제주와 제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들 고경대의 전시명 <이추룩 변헌 거 보염수과?>는 ‘이토록 변한 거 보이십니까?’란 제주도 말. 아버지 고영일이 찍은 1960~70년대 제주 사진을 40여 년 후 같은 곳을 찾아 찍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란 이름 아래 아버지의 사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오마주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40여년 서울생활 후 제주로 낙향

 

작가는 초등학교 2학년때 상경한 이후, 서울 생활을 하다 2014년 고향 제주로 내려갔다. 제주 사진가들과 부친의 추모사진전을 준비하다가 아버지의 사진에 쏙 빠지게 됐고, ‘내가 해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진도 2011년 배웠다. 2013년 어머니까지 아버지 곁으로 가면서 제주도로 낙향을 결정했다.   

 

부모님을 모두 잃은 50대 중후반의 고아는 그 허한 가슴에 아버지의 사진을 보고 또 보다가 카메라 한 대 둘러메고 사진 속 현장을 찾기 시작했다. 어쩌면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렇게 고경대의 제주 사진은 시작됐다. 
 

 

 

이번 사진을 위해 그는 새벽에건 밤이건 걷고 또 걸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특히 해가 뜨면 공기가 달라지기에 작가는 2014년부터 5년간 구좌읍 중산간에 살면서 촬영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중산간 벌판 길에서 오름을 배경으로 빛과 바람과 구름이 만드는 그림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제주가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40여년 살다 낙향했기에 그는 제주의 황홀경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전날 아무리 요란한 비바람이었더라도 여명의 시간에 중산간 벌판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캄캄한 적막함이 가득합니다. 멀리 오름 위로 해가 뜨면 사방에 온몸을 휘감는 센 기운이 갑자기 휘몰아칩니다. 그 찰나, 그 그림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일 벌판에 나가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한라산과 그 무릎맡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름들, 그리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여러 모양의 밭담과 빛과 바람이 그려내는 하늘 그림들이 가득한 구좌 중산간 지경. 여름에는 새벽 4시반, 겨울에는 새벽 6시에 홀린 듯 제주와 사랑에 빠졌다.

 

자신의 본업을 ‘고영일 사진 따라하기’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들이 자신처럼 제주의 ‘오름 가는 길’에 한번 빠져보길 권한다.  

 

고경대 작가는 “앞으로 20~30년 후 누군가 제가 한 작업 방식을 이어서 그만의 사진을 찍는 후배가 나오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가족이 아니어도 제주를 기록해주는 누군가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단법인을 만들고 아버지 이름을 건 상설전시실을 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에 한창 막바지 작업을 하는 중이다.

 

제주 출생인 고경대 작가는 동국대와 성균관대에서 출판 및 신문방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한국출판인회 사무국장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제9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지내다가 지난해초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부, 국무회의서 '대통령 권한대행 지명 제한' 헌재법 재의요구안 의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정부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 의결했다. 정부가 29일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헌재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재판관 임기가 끝나더라도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 대행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발의한 법안이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헌법상 대통령에게 주어진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행은 재의요구안을 이날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무회의가 대선 출마 전 마지막 정례 국무회의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행사하는 마지막 거부권(재의요구권)이 될 전망이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형재 시의원, “서울시 홍보대사의 ‘무제한 연임’ 관행 사라진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이 서울시 홍보대사의 무분별한 연임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5일 개최된 제33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됐다. 그동안 서울시는 시정의 효율적인 홍보와 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홍보대사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위촉하여 운영해 왔다. 최근 5년간 위촉된 홍보대사만 해도 52명에 달한다. 현행 조례상 홍보대사의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연임 횟수에 대한 제한은 따로 없기 때문에 특정인이 장기간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이에 따라 서울시 홍보대사직이 관행적으로 연임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됨에 따라 앞으로 서울시 홍보대사는 초임 2년을 포함해 최대 6년까지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단 현 임기 중 시정홍보에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는 경우에 한해 추가 연임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추가했다. 김형재 의원은 “그동안 서울시는 시정홍보와 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운영해 왔지만, 최근 5개년간 위촉된 52명

문화

더보기
제16회 화성특례시 가족사랑축제’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2025년 봄을 맞이해 따듯한 분위기 속에서의 예술가와 시민이 어우러지는 ‘2025 제16회 화성특례시 가족사랑축제’를 오는 5월 17일(토) 동탄복합문화센터 일원에서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봄봄 예술놀이터’라는 부제를 설정하고, 재단의 주요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지역 예술인 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할 예정이다. 축제 현장에서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예술체험, 기획전시 연계프로그램, 아트마켓, 공연, 올해의 도서 연계 등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주 무대 공연은 화성 뱃놀이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바람의 사신단 참가단체의 댄스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버스킹존에서는 화성시 예술단이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또한 골목놀이 체험존에선 가족과 함께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화성시문화관광재단 안필연 대표이사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온 가족이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통해 가족 간 추억을 쌓고, 화합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화성시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www.hcf.or.kr) 또는 축제기획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