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재정만능주의 빠진 것 같아 우려"
"듣기 거북해서 본회의장에서 나왔다"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야권 인사들이 전날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희망고문", "자화자찬" 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KBS 라디오 김경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는 안 하시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한 연설 아닌가"라며 "현안은 비켜가거나 구름 위에 있는 듯한 발언으로 일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일자리, 부동산, 탈원전 등 실패한 정책들에 대한 반성은 없고 대신에 낙관적인, 밥 먹으면 배 부를 것이라는 사실 굉장히 한가하게 들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미래 세대의 돈을 당겨쓰는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버린 것 같아서 우려도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특히 "부동산의 지금 현장이 난리 아니냐"며 "홍남기 경제부총리처럼 전세난민도 생기고 있는 현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기다리면 좋아질 것이라는 이런 낙관적인 것은 위로가 아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희망고문"이라고 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듣다가 도저히 듣기가 좀 거북해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왔다. 시종일관 자화자찬했다"며 "코로나 방역이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고 있다, 이런 표현을 하면서 K-방역이니 하면서 자화자찬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대만 같은 경우는 코로나가 거의 안 나온다. 거의 제로(zero·영)다. 뉴질랜드도 마찬가지고 태국도 한 자리 숫자다. 베트남도 거의 안 나온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 계속 코로나 때문에 걱정하고 근심하고 고통받고 있는데 가장 선방하는 나라라는 대통령은 좀 정직해야 되지 않겠냐"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국민들은 집값 올라서 난리고, 전세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고, 일자리 없어서 지금 헤매고 있고, 경제는 폭망해 있고, 중국과 미국, 일본, 또 북한과의 사이에서 안전보장은 어디에 가 있는지 불투명한 상태"며 "오히려 기적적인 성공이라는 자화자찬만 하니 이분이 우리나라 대통령 맞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 환담회 참석 과정에서 이뤄진 청와대 경호처의 주호영 원내대표 신체 수색과 관련해서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청와대가 아니고 국회의사당, 그중에서도 본청이라는 데는 문제가 있다. 여기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정권의 매뉴얼에 따랐다고 하는데, 뭐든지 문제만 생기면 전 정권의 책임이고, 예전 사람 책임이라고 한다"며 "경호원도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모욕적인 행동 아니냐. 매우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