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작가'로 불리는 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51)가 30일까지 서울 자하문로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 개인전 <여기와 저기 사이 Here and Elsewhere / d’Ici et d’Ailleurs >를 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2007올해의 작가’였던 그는, '지니 시리즈'로 유명하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출발해 꿈을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2016년 프랑스의 맥발(MAC/VAL) 미술관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마주했던 남동부 교외 도시의 거주민들을 작품화했다. 당시 지역민 대다수가 타지에서 온 이민자들이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타지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과 그들의 과거 기억 속 타지에서의 삶의 기대를 작가 특유의 연출로 작품화했다.
작가는 “2016년 파리에서 레지던시를 하면서 보트피플로 불렸던 베트남 난민들의 사연을 접했다. 이들은 1974년 파리의 시청 앞에서 공무원이 쥐여주는 얼마 안되는 여비로 파리국철인 RER을 타고 톨시(Torcy)에서 내려 그곳에 정착했다”면서 “당시 그들이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 위에서 자신의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되리라 상상했었는지 궁금했다”면서 작품화 동기를 밝혔다.

파리 맥발 미술관이 있던 발데망 지역은 수많은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여기와 저기 사이>는 지금 타지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과 그들의 과거 기억 속 타지에서의 삶에 대한 기대를 작품화한 것이다. 레이어로 콜라주된 사진 뒤로 그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이 곳에 오기 전에 어떤 상상을 했었는지 섬세하게 층층이 배열된 사진이 깊이를 더하며 그들의 마음 속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각 이민자들을 직접 인터뷰해 작업을 제작했다. 내전으로 인해 정치적 난민이 된 코트디아부아르 출신 타우, 좀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프랑스에 정착한 최옥경, 어린 나이에 강제된 결혼보다는 더 넓은 세상에서의 삶을 선택한 튀니지에서 온 카트린 등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인의 서사를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녹음된 나레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