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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가, 아베 정책 계승으로 한일 관계 개선 기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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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화를 통해 풀겠다는 기조 유지 전망
한·중·일 정상회의 시 관계 개선 모멘텀 기대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 총리에 사실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확정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 간 최대 쟁점인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아베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당분간 한일 관계는 냉각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대화를 통해 한일 간 현안을 풀어나가겠다는 기조를 토대로 새로운 총리와 관계 증진을 위해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일 간 대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NHK 등에 따르면 14일 아베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394표 중 288표, 지방 당원 141표 중 89표를 획득해 자민당 총재에 당선됐다. 스가 장관은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명을 받은 후 새 내각을 이끈다.

 

스가 장관은 "당선 후에는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의 비서실장 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해오면서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대변해 왔다.

 

특히 그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며, 한국 정부가 국제법을 위반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주체는 한국 정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최근 스가 관방장관은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도 "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 관계의 기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일본의 총리 교체로 한일 관계가 반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018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수출 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스가 장관은 '아베 2.0' 또는 아베와 스가를 합한 '스가베' 등으로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 기대가 난망하다"며 "대북 정책, 위안부 문제, 한일 간에 강제징용 해법 등 정책적인 측면도 한일 양국이 공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역시 "스가 장관이 아베 정권 계승 의사를 밝힌 만큼 초기에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다만 조기에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통해 새 내각을 구성할 경우 물밑 교섭, 사전 교섭을 중시하는 스가의 정치 스타일이 전면에 나올 수 있어 약간의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대화 자체를 거부했지만 총선거를 치른 후에는 아베의 영향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스가 장관이 주요 현안에사 아베 총리와 보폭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면서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베 총리와 대외 정책에서 큰 기조 차이가 없지만 대화 상대가 바뀐 만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스가 관방장관이 차기 총재에 선출된 후 "우리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한일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연내 한·중·일,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일본의 새 총리와 만남을 계기로 대화와 소통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대면 회의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중·일 정상회의를 연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기호 교수는 "그간 아베 총리가 '역사 수정주의', '우파의 아이콘'이라 불리면서 정부 내에서도 '아베 변수'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환경이었는데 장애물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스가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은 분명이 있다고 본다"며 "한일 양국이 다양한 채널에서 (대화 모멘텀을) 구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중·일 정상회담과 같은 기회를 활용해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스가 장관이 총선거를 통해 리더십을 확보할 경우 한국과 대화 분위기도 조성될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연내 대화 모멘텀을 살리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강제징용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에서는 관방장관 후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는 데다 총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 군대 위안부 실태조사 중간보고서를 발표한 '가또 관방장관 담화', 2014년 일본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등 모두 관방장관이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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