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명진, 정치인 첫 확진…여야 일정 줄줄이 연기
민주, 최고위 오후로…29일 전당대회도 '온라인'
이낙연 외 CBS 출연 김용민·최형두 코로나 검사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차명진 전 의원이 19일 정치인 중에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의도 정치권에 비상령이 발동됐다.
차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코로나 양성이랍니다"라며 "8월18일 오전 9시에 자발적으로 청평면 보건소 임시진료소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고 관련 사실을 밝혔다.
앞서 CBS라디오 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를 받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전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회는 상임위원회와 회의 등을 줄 연기하고 여야 의원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는 등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이 의원이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이해찬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당정청 수뇌부와 연쇄 접촉하면서 민주당은 오전까지 초긴장 상태였다.
민주당은 오전 9시30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를 오후 1시로 연기하고 이 의원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의원이 최종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정치권은 오전 한때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차 전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여기에 차 전 의원과 같은 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전날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회 사무처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이 쇄도하기도 했다.
또 이 의원과 같은 날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다른 코너에 출연한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과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면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아직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유탄을 직격을 받은 정치권은 국회 상임위나 각종 집합행사, 식사, 모임 등을 최소화하거나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 의원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일시 중단했던 김부겸·박주민 후보 등 당권 경쟁자들의 선거운동이 다시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이지만 8·29전당대회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는 오전 회의 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 방침에 맞춰 오는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전당대회를 여의도 당사에서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전당대회는 인원 최소화를 위해 후보자와 필수 스태프, 전국대의원대회 의장단, 소수 당직자와 취재진 풀(Pool)단 등 50명으로 참석을 제한하고 온라인 중계로 대체한다. 오는 21·22일 예정됐던 경기·인천·서울 합동연설회도 온라인 대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역시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방문 일정 수행인원을 최소화했다. 또 오는 26~2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예정된 '정기국회 대비 당 국회의원 연찬회'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국회에서 연 '온국민 공부방' 행사 현장 참석자를 안철수 대표 외 최소 인원으로 제한하고 유투브 등을 통해 온라인 비대면 형태로 진행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예정됐던 경찰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국방정보본부 등 업무보고를 위한 전체회의 개최를 오전 한 차례 연기했다가 최종 취소하고 일정 자체를 조정했다.
정보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에 따라 회의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기관 업무보고를 분산하기 위해 오는 20일 국가정보원, 24일 법무부 등 관련기관, 25일 경찰·군 순서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예정대로 개최했지만, 국회의원·후보자 및 기관인력·여야 보좌진·취재진 등 참석인원을 50명 이내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기재위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청문회 개회 직후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어 자리를 이석하기도 했다. 용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했고, 그에 앞서 출연한 사람이 같은 날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도 일정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의원실에서 개최하려던 세미나·토론회도 속속 연기되는 분위기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기로한 '토지공개념 제도화를 통한 자산양극화 해소 방안'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연기했다고 전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서범수 통합당 의원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바람직한 자치경찰제 동비을 위한 과제와 전망' 토론회를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시책에 따르고자 부득이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국회 사무처는 ▲상임위원회 회의장 참석자 50명 이내 제한 및 소규모 회의실 정원 50% 운영 ▲국회 직원 연수·출장 전면 제한 ▲국회 도서관 등 경내 다중이용 시설 휴관 등을 골자로 한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비대면 회의와 원격표결이 가능하도록 국회법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