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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입법독주 巨與, 속수무책 小野…'패싱정국' 장기화

 

코로나 3차 추경 이어 부동산법, 공수처법까지 '독주'

통합당, 원내투쟁·장외투쟁 다 어려운 진퇴양난 빠져

"소설 쓰시네" "다주택자는 도둑" 비하·막말 논란도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대책 관련 법안 등을 일사천리로 처리하면서 입법 독주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군소 야당들은 여당의 완력에 거의 속수무책이어서 너무 무기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선 여당의 입법 강행을 놓고 "군사 작전"에 비유할 만큼 민주당은 21대 국회가 정식 개원한 지 불과 보름 만에 정부가 밀어붙이는 주요 정책과 밀접한 법안들을 전광석화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속도전에 나선 측면이 있지만 지나친 '과속'으로 정작 자신들이 21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한 '일하는 국회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을 통해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밀실 협상에 의존한 국회 운영을 탈피하고 상임위 중심 체제를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최근 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행정안전위·법제사법위·운영위에서 부동산 법안과 공수처 관련 법안 등을 여야 이견이 있는데도 각 상임위마다 과반 이상의 쪽수로 밀어붙여 단독 상정한 다음 표결을 강행했다.

 

통합당에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춘 각종 법안 등을 내놨지만 민주당은 자신들이 낸 법안만 골라 선별적으로 처리, 야권에서 "핀셋 상정" "새치기 법" "날치기" 등의 비판이 일었다.

 

무엇보다 여야 이견에도 소위를 구성하지 않고 제대로 된 토론이나 심사 없이 법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야당을 무력화시켰다.

 

민주당은 기재위에서 통합당이 일방 상정에 반발해 퇴장한 지 2시간30여분 후에 부동산 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종부세법)을 의결했고, 국토위에서도 통합당 퇴장 1시간 30분여만에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법사위에서는 표결 직전에야 야당 의원들에게 프리트된 법안 내용을 나눠주고 개의 2시간 만에 법을 통과시켰고, 운영위에서도 공수처 후속 3법이 개의 1시간30분만에 의결됐다. 결국 본회의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상정부터 의결까지 걸린 시간은 50분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단 한 사람만 반대해도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소위를 건너 뛰고, 법안을 발의 순서대로 심사하는 '선입선출' 원칙도 허물어버리자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에,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을 처리하는, 민주당만 일하는 국회"(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당의 일하는 국회법을 두고 "사실상 야당을 무력화하는 법" "독재 고속도로를 닦는 국회법"이라고 비판했던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경고가 현실이 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176석의 압승을 거둔 후 원내 입법에서뿐만 아니라 현안 전반에 걸쳐 독주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해 지역 비하 논란을 자초했고, 추미애 법무장관은 국회 법사위에서 여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소설 쓰시네" 발언으로 피감기관장이 국회에서 야당 의원을 공개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소병훈 의원은 국토위에서 "집을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다스려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다주택자를 겨냥해 "도둑들", "형사범"이라고 폄훼해 여권에서도 "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이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압도적인 여대야소 정국에서 야당 다운 야당의 부재가 민주당의 독주를 사실상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에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에서도 '18 대 0'으로 완패한 데 이어 여당의 입법 속도전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묘안이 없다는 게 제1야당의 딜레마다.

 

통합당은 가열찬 '아스팔트 투쟁' 대신 원내에서 치열한 정책투쟁으로 민주당의 힘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복안을 세웠지만, 기존의 국회 전통과 관례를 뒤집는 민주당의 질주에 제동을 걸만한 반격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 내에선 정진석(5선), 박진(4선), 조해진(3선) 등 중진은 물론 일부 초선 사이에서도 원(院) 안에만 머물지 말고 장외투쟁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원내 사령탑이 "장내·장외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길에서 외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만류하면서 통합당의 장외투쟁론은 쏙 들어간 형국이다.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장외투쟁에 대한 거부감과 상당수 재선, 중진 의원들도 홍준표·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거리 투쟁'의 한계를 체득하면서 장외투쟁 콤플렉스가 적지 않다.

 

코로나 여파와 수해 재난 등으로 인해 시기적으로 대규모 집회가 적절치 않은데다, 막상 국회 밖으로 나가도 투쟁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할 것인지, 효과도 장담할 수 없어 자칫 호기롭게 나갔다가 빈손으로 회군하는 실패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당 내에 팽배하다.

 

강경 투쟁은 '발목 잡는 야당' 프레임에 말려들 소지가 있고, 원내 투쟁은 민주당의 '꼼수'로 차질을 빚고 있어 통합당으로서는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진퇴양난에 직면해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코로나 3차 추경안에 이어 원 구성, 부동산·공수처 관련 입법을 강행했듯이 지금의 '거여(巨與) 독주 정국'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민주당은 4일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지방세법 개정안 등 남은 부동산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국정원법, 경찰청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들을 연말까지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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