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1 (화)

  • 맑음동두천 4.5℃
  • 맑음강릉 12.1℃
  • 황사서울 8.2℃
  • 황사대전 5.3℃
  • 맑음대구 9.5℃
  • 구름많음울산 10.9℃
  • 황사광주 6.0℃
  • 구름많음부산 12.8℃
  • 구름많음고창 2.9℃
  • 구름많음제주 9.3℃
  • 맑음강화 4.8℃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2.9℃
  • 구름많음강진군 7.5℃
  • 구름많음경주시 9.6℃
  • 구름많음거제 10.8℃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예쁘고 무서운 9호집 - 삶의 권태와 허무에 대한 우화 <비바리움>

URL복사

미스테리한 마을에 갇힌 두 남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톰과 젬마는 집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부동산에서 괴상한 말투와 몸짓을 가진 마틴이라는 중개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주거단지를 구경하다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제72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의 화제작이며 부천 국제 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제52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인간성 강조한 미술 효과


<비바리움>은 삶에 대한 우화다. 뻐꾸기의 번식과정을 담은 도입부는 이 우화에 대한 친절하고 직설적인 설명과 암시다. 톰과 젬마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다른 새에게 새끼를 대신 키우게 하는 마치 뻐꾸기 같은 존재에게 이용과 지배를 당한다. 


‘욘더’라는 주거 공간은 미스테리한 세계다. 끝없이 똑같은 집이 가지런히 펼쳐진 이 마을은 깨끗한 도로, 완벽한 날씨와 파란 하늘, 흐트러짐 없는 구름 모양을 가지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단장돼 있지만 가공된 느낌이 거부감을 준다. 예쁘고 조용하지만 몰개성한 파스텔 톤의 집들에는 아무도 살지 않으며 마을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다. 영화는 단순한 선과 색을 반복적으로 나열하고 그림자 등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해서 등장인물이 들어선 마을을 깜찍함과 끔찍함이 공존하는 평면적인 그림처럼 묘사했다. 축소된 생태계, 사육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이 공간은 아름답지만 공허하고 비인간적인 미술적 효과로 섬뜩한 공포를 준다. 

 

 

 

 

 

영화는 현대인이 가진 성장, 선택, 이사, 결혼과 육아, 그리고 삶 자체의 공포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우화를 통해 표현한다. 뻐꾸기는 둥지에 원래 있던 ‘진짜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쳐서 죽이고,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큰 뻐꾸기를 보살핀 ‘대리모’의 공간마저 차지한다. 톰과 젬마의 비극은 집 구입을 욕망하고 계획하면서 시작된다. 가정을 이루는 것에 대한 현대인의 공포는 ‘자신의 상실’이라는 희생에 대한 것이다. 뻐꾸기에게 밀려 둥지에서 떨어진 ‘진짜 새끼’들은 자신의 정체성, 원래의 내 삶이나 소유하던 것들을 연상시킨다. 

 

 

 

 


자녀 양육에 대한 공포


톰과 젬마는 소년의 형상을 한 미스테리한 존재를 키우며 뻐꾸기의 대리모와 마찬가지인 신세가 된다. 괴성으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낯선 존재를 양육하는 무의미한 삶에 두 사람은 점차 피폐해진다. 영화는 자녀 양육의 부정적 감정에 대한 노골적 비유로 점철된다. ‘엄마’라고 젬마를 부르는 그 정체모를 생명체는 기분 나쁘게 톰과 젬마를 흉내내지만 다른 차원의 종이며,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TV를 밤새 보고 외계어로된 책을 읽는다. 학습된 언어로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깊은 소통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인간을 닮은 듯 하지만 인간이 아닌 이 존재에 대한 특성 때문에 젬마는 ‘소년’에게 교감을 하거나 동정을 가지다가도 끔찍하게 생경한 모습에 뒷걸음질 치게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이 불쾌한 비유는 ‘소년’이 자립할 수 있을만큼 성장한 이후 더 넓은 시선으로 확장된다. 톰은 생존을 위해서 노동을 하는데 이 때의 생존을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이 아니다. 사육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미스테리를 풀고 원래 자신들의 인간적 삶으로의 회복이다. 톰은 생물학적 생존이 아닌, 존재론적 생존을 위해 집착적으로 땅을 파는 노동을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위는 결국 죽음으로 가는 권태로운 과정일 뿐이다. 

 

 

 

깔끔한 스토리텔링과 연출


뻐꾸기의 행동은 생식 본능일 뿐이라고 도입부에 젬마가 말했던것처럼, 젬마가 키운 생명체 또한 정해진 생식 사이클을 착실히 살아가는 그저 자연적 존재다. 어떤면에서 그 또한 톰과 젬마, 즉 인간과 같은 처지다. 자식일수도, 본능으로 이끄는 중개인일수도, 기생생물일수도 있는 이 정체불명의 존재 또한 우리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영화는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권태와 허무, 본능의 굴레에 대한 메시지를 깔끔한 스토리텔링과 연출로 펼쳐보인다. 현실과 닮은 악몽이라는 면에서 불편감을 줄 수 있지만, 동화적 표현과 유머러스한 상징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인생의 공허감을 공유함으로써 위안을 얻고자하는 어른들에게 흥미로운 우화적 판타지가 될 것이다. 


제83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기력을 입증받은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 <나우 유 씨 미> 시리즈, <카페 소사이어티> 등으로 알려진 제시 아이젠버그가 평범한 삶을 꿈꾸다 점차 피폐해지는 남자 톰 역을 맡았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아역을 맡아 주목받은 이모겐 푸츠는 젬마 역을 맡아 낯선 마을과 의문의 아이로부터 겪는 다양한 감정을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개막..."제과·제빵의 미래가 한자리에"
[시사뉴 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가 16일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됐다. '최신 제과·제빵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19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업계 종사자와 예비 창업자,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베이커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제과·제빵 기계, 포장, 베이커리 반조리품, 원·부재료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100개사 280여 부스가 참가하여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제과제빵 기계 및 주방 설비부터 원부재료, 포장 기기, 베이커리 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품목들이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명인들의 기술뿐만 아니라 AI 기반 제빵 로봇 등 혁신적인 푸드테크 기술이 접목된 제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K-베이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관도 운영된다. 올해 새롭게 마련된 하우스 오브 디저트 특별관에서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마카롱, 초콜릿 등 최신 디저트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우스 오브 파티시에 특별관에서는 국내 인기 파티셰리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소개한다. 개막 첫날인 오늘, 전시장 곳곳에서는 꽈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북한 구성 핵시설 이미 널리 알려져...정동영 장관 기밀 누설 주장은 잘못”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사진) 대통령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핵시설은 이미 널리 알려졌음을 밝히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 정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보고서와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구성이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 이는 공개된 정보다”라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의 대북 위성 정보 공유 일부 제한을 비판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작년 7월 25일 통일부 장관 취임 후 국내외 관계 정보기관으로부터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일체 받


사회

더보기
2026 승가원 행복나눔대축제, 기부런과 바자회 행사로 장애인의 날 함께 기념하다
[시사뉴스 장시목 기자]사회복지법인 승가원(이사장 현각스님)은 지난 4월 18일 토요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성북천 분수마루 일대에서 ‘2026 승가원 행복나눔대축제’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승가원 설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나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승가원 기부런’과 ‘행복나눔바자회’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승가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날 오전,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2026 승가원 기부런’ 오프라인 행사에는 20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했다. 온‧오프라인 모집 인원 총 600명이 접수 마감일 이전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던 기부런 행사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 러닝 외에도 경품 이벤트, 체조, 오프라인 증정품 지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기부런은 한성대입구에서 출발해 청계천 제2마장교까지 이어지는 6km, 11km 두 가지 코스로 운영되었으며, 각 코스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상징하는 숫자를 더해 만든 6km(4+2+0) 하프 코스는 일상 속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으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