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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무서운 9호집 - 삶의 권태와 허무에 대한 우화 <비바리움>

미스테리한 마을에 갇힌 두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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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톰과 젬마는 집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부동산에서 괴상한 말투와 몸짓을 가진 마틴이라는 중개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주거단지를 구경하다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제72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의 화제작이며 부천 국제 영화제,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제52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인간성 강조한 미술 효과


<비바리움>은 삶에 대한 우화다. 뻐꾸기의 번식과정을 담은 도입부는 이 우화에 대한 친절하고 직설적인 설명과 암시다. 톰과 젬마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다른 새에게 새끼를 대신 키우게 하는 마치 뻐꾸기 같은 존재에게 이용과 지배를 당한다. 


‘욘더’라는 주거 공간은 미스테리한 세계다. 끝없이 똑같은 집이 가지런히 펼쳐진 이 마을은 깨끗한 도로, 완벽한 날씨와 파란 하늘, 흐트러짐 없는 구름 모양을 가지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단장돼 있지만 가공된 느낌이 거부감을 준다. 예쁘고 조용하지만 몰개성한 파스텔 톤의 집들에는 아무도 살지 않으며 마을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다. 영화는 단순한 선과 색을 반복적으로 나열하고 그림자 등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해서 등장인물이 들어선 마을을 깜찍함과 끔찍함이 공존하는 평면적인 그림처럼 묘사했다. 축소된 생태계, 사육실의 느낌이 물씬 나는 이 공간은 아름답지만 공허하고 비인간적인 미술적 효과로 섬뜩한 공포를 준다. 

 

 

 

 

 

영화는 현대인이 가진 성장, 선택, 이사, 결혼과 육아, 그리고 삶 자체의 공포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우화를 통해 표현한다. 뻐꾸기는 둥지에 원래 있던 ‘진짜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쳐서 죽이고,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큰 뻐꾸기를 보살핀 ‘대리모’의 공간마저 차지한다. 톰과 젬마의 비극은 집 구입을 욕망하고 계획하면서 시작된다. 가정을 이루는 것에 대한 현대인의 공포는 ‘자신의 상실’이라는 희생에 대한 것이다. 뻐꾸기에게 밀려 둥지에서 떨어진 ‘진짜 새끼’들은 자신의 정체성, 원래의 내 삶이나 소유하던 것들을 연상시킨다. 

 

 

 

 


자녀 양육에 대한 공포


톰과 젬마는 소년의 형상을 한 미스테리한 존재를 키우며 뻐꾸기의 대리모와 마찬가지인 신세가 된다. 괴성으로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낯선 존재를 양육하는 무의미한 삶에 두 사람은 점차 피폐해진다. 영화는 자녀 양육의 부정적 감정에 대한 노골적 비유로 점철된다. ‘엄마’라고 젬마를 부르는 그 정체모를 생명체는 기분 나쁘게 톰과 젬마를 흉내내지만 다른 차원의 종이며,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TV를 밤새 보고 외계어로된 책을 읽는다. 학습된 언어로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깊은 소통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인간을 닮은 듯 하지만 인간이 아닌 이 존재에 대한 특성 때문에 젬마는 ‘소년’에게 교감을 하거나 동정을 가지다가도 끔찍하게 생경한 모습에 뒷걸음질 치게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이 불쾌한 비유는 ‘소년’이 자립할 수 있을만큼 성장한 이후 더 넓은 시선으로 확장된다. 톰은 생존을 위해서 노동을 하는데 이 때의 생존을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이 아니다. 사육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미스테리를 풀고 원래 자신들의 인간적 삶으로의 회복이다. 톰은 생물학적 생존이 아닌, 존재론적 생존을 위해 집착적으로 땅을 파는 노동을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위는 결국 죽음으로 가는 권태로운 과정일 뿐이다. 

 

 

 

깔끔한 스토리텔링과 연출


뻐꾸기의 행동은 생식 본능일 뿐이라고 도입부에 젬마가 말했던것처럼, 젬마가 키운 생명체 또한 정해진 생식 사이클을 착실히 살아가는 그저 자연적 존재다. 어떤면에서 그 또한 톰과 젬마, 즉 인간과 같은 처지다. 자식일수도, 본능으로 이끄는 중개인일수도, 기생생물일수도 있는 이 정체불명의 존재 또한 우리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영화는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권태와 허무, 본능의 굴레에 대한 메시지를 깔끔한 스토리텔링과 연출로 펼쳐보인다. 현실과 닮은 악몽이라는 면에서 불편감을 줄 수 있지만, 동화적 표현과 유머러스한 상징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인생의 공허감을 공유함으로써 위안을 얻고자하는 어른들에게 흥미로운 우화적 판타지가 될 것이다. 


제83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연기력을 입증받은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 <나우 유 씨 미> 시리즈, <카페 소사이어티> 등으로 알려진 제시 아이젠버그가 평범한 삶을 꿈꾸다 점차 피폐해지는 남자 톰 역을 맡았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아역을 맡아 주목받은 이모겐 푸츠는 젬마 역을 맡아 낯선 마을과 의문의 아이로부터 겪는 다양한 감정을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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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샘] 의를 위하여 핍박 받은 자의 복
누군가에게 핍박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의를 위하여 핍박받는 것이 참되고 영원한 복이라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5:10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하셨지요. 이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의를 위하여 받는 핍박이란, 성도들이 의로우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진리와 선, 빛을 좇아 살 때 받는 핍박을 말합니다. 주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지 않고 적당히 타협하면 핍박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디모데후서 3:12에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 말씀대로 살다 보면 어려움을 당하거나 애매히 핍박을 받기도 하지요. 이 세상은 어둠의 주관자인 원수 마귀 사단에게 속했기에 빛에 속한 하나님의 자녀들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에베소서 6:12에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핍박 중에도 믿음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면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승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지혜롭지 못하므로 핍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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