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부가 17일 '감염병 분쟁 해결 기준' 마련에 나섬에 따라 항공권·예식장 등 예약 취소와 관련한 소비자-사업자 간 분쟁이 줄어들 전망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코로나19 극복 지원을 위한 공정 경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확정했다.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하면 각종 분야에서 소비자-사업자 간 분쟁이 폭증한다. 실제로 지난 1월 20일~3월 8일 국외 여행·항공 여객·음식 서비스·숙박 시설·예식 서비스 등 5개 업종에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위약금 관련 상담 건수는 1만4988건이으로 전년 동기(1919건)의 7.8배다.
현재 공정위와 소비자원이 소비자의 계약을 해제할 때 생기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이용하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는 국외 여행업과 국내 숙박업에 천재지변·자연재해 등에 따른 면책 규정만 존재한다.
공정위는 이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감염병 관련 사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 정도가 심해 '특정 상황'에 이르는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금을 환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때 면책 사유가 되는 특정 상황은 감염병 경보 체계나 확진자 수 등이 될 수 있다.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기 위해 공정위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 단체와 변호사, 법률 전문가로부터 광범위하게 의견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감염병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 1분기가 될 전망이다.
감염병 분쟁 해결 기준이 뒤늦게 생기는 것과는 별개로, 공정위는 이 기준을 코로나19로 생긴 갈등에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기준은 코로나19 이후에 감염병이 또다시 창궐할 때를 대비해 제작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이미 체결돼 권리 의무가 확정된 계약에 나중에 만든 기준을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