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영도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권한대행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주장하고 나서 총선패배로 인한 충격이 가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총선 패배에 따른 황교안 대표의 사임과 원내 사령탑인 심재철 의원이 낙선하면서 사실상 미래통합당은 무주공산 분위기로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심재철 권한대행이 전화 여론조사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주장하자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먼저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경태 의원은 심재철 권한대행의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겼다고 하는데 실제 과반을 넘겼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김종인 비대위 찬성 비율은 40%이고 반대 30% 기타 18% 정도로 기타의 설문답변은 내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거나 전당대회에서 선출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보면 절대 과반수 찬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재철 권한대행이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해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면으로 쓴소리를 남겼다.
당내 여론조사를 통해서 당의 최대 사안인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비대위 체제는 정도가 아니며 외부 비대위 구성으로 당의 자생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임기 4년 동안 다섯 번의 지도체제 가운데 세 번을 비상체제로 운영한 당의 결과가 무엇이냐”며 반문했다.
그는 또 “그런 정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비상체제는 필요불가결한 경우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최소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면서 “힘들어도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체제로 당을 운영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응은 장외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야권 인사들도 동일한 반응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비대위 위원장 임기)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면서 “그럴 바에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심재철 권한대행은 당내 반발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 무제한 권한은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