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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박성태 칼럼] 좌고우면(左顧右眄) 말고 적시적기(適時適期) 대응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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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배재대 부총장] 24일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추경예산을 요청하며 "정부는 비상한 경제시국에 대한 처방도 특단으로 내야 한다. 결코 좌고우면(左顧右眄) 해서는 안 된다. 타이밍이 생명인 만큼 정부가 준비 중인 모든 대책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은 대구지역을 긴급 방문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정세균 총리도 25일부터 대구지역에 상주하며 코로나19 상황을 직접 현장에서 지휘하기로 했다. 

당정청도 25일 대구·경북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최대 봉쇄 조치를 하는 한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추경안을 최대한 빨리 편성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3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오전 9시보다 352명 늘어난 556명에 이르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 발령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이후 처음이다.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곳곳에서 행사와 집회 등이 취소됐다.

24일로 예정된 국회본회의도, 미스터트롯 결승전 녹화도 취소됐다.

기업들의 면접도 취소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날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신입사원 채용면접을 연기했다. 

국립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문화관광부 산하 24개 기관도 잠정 휴관에 들어갔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대(對)중국 대처와 관련해서다. 

지금 세계 20여 국가가 한국을 중국에 버금가는 코로나19 확산 위험 국가로 보고 14일간 자가격리 등 입국 통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이스라엘 등 6개 국가는 아예 한국인의 입국을 봉쇄하고 있다. 

중국마저도 산둥성을 비롯해 중국내 여러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정 총리는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급증세를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라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혀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강력 주장했던 의료계, 대구시장, 시민은 물론 국민 상당수가 의아해하고 있다.

물론, 우리 국민의 중국 입출입 등도 감안했겠지만 시진핑 주석의 상반기 방한 등 여러 정치공학적인 상황을 고려했으리라 짐작은 간다.

그러나 이런 비상시기에는 정치공학적인 상황 판단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24일 한 일간지 기고에서 “29번 환자(해외여행력 없는 첫 확진자)의 출현부터 지역사회 전파의 첫 신호탄이 터졌는데도 정부는 수일간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소강상태가 이어지자 정부와 여당의 책임자들이 방심했고 31번 환자 발생 후에도 대구·경북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비(非)과학적인 선언으로 ‘심각’ 단계로 격상시킬 기회를 또 잃은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전국적으로 감염 경로가 모호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심각’ 단계로 격상을 검토하면서 대내외적 관계 등을 고려한 정치공학적 시각이 우세했던 탓 일 게다.

비상시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적기적시(適期適時)의 과감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럴 때 정치공학을 논하며 좌고우면(左顧右眄) 하면 안 된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으로 일했던 강영환 씨는 당시 대전 건양대에서 열린 메르스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일화를 공개하며 "코로나19 극복의 답은 정치논리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시간이 넘는 정부고위관계자 회의 말미에 건양대병원 간호부장이 “너무 걱정 마세요. 현장은 우리가 지킵니다. 저희 전문가들을 믿고 묵묵히 각자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맡기십시오”라는 말에 당시 총리, 장관 등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고 회상했다.

신종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서는 전문가 의견을 전적 수용하고 거기에 따라 추경예산 편성도, 집행도,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도, 마스크 등 핵심의료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 금지도 즉각 시행해야 한다. 

24일 대한의사협회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대정부건의문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정치공학은 정치권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행하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자 정치적 동물이므로 우리가 하는 언행 모두가 다분히 정치공학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를 경영하는 통치행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정치공학적인 판단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전문가들의 냉정한 판단이 사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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