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상현 기자] 최근 성전환(남→여)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 법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에 대해 일부 숙명여대 학생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만들고 A씨 입학 저지에 나섰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다. 이후 A씨는 수능을 치른 뒤 최근 숙명여대에 최종 합격했다.
단체대화방은 A씨의 입장을 막기 위해 까다로운 인증 절차까지 만들었다.
숙명여대 학생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씨의 합격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지난 2일까지 6차례에 걸쳐 A씨 입학 반대를 위한 단체대화방 참가 학생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기준 이 대화방에는 100여 명의 숙명여대 학생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8월 처음 문을 연 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지는 이랬다.
"트랜스젠더 입학 예정자에 대한 학교 처우에 관해 오픈 카톡방을 개설했다. 이 방에서는 입학 반대의 입장에서 새내기와 재학생이 함께 시위·메일·전화 총공(총공세)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재학생은 글이나 메일 등 추가적으로 인증을 거친 분들만 들어오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실제로 이 대화방은 입장 절차가 까다롭다.
얼굴과 주소·이름·주민번호 등이 적힌 주민등록증, 숙명여대 합격증·학생증, 전화를 통한 음성 확인 , 숙명여대 커뮤니티에 자신이 쓴 게시물 등 4가지의 인증을 거친 학생만 대화방에 초대받을 수 있다.
A씨가 속해 있는 90년대생 법과대학 학생은 두 가지 인증이 더 진행한다.
주민등록증 사진과 고등학교 학생증 사진과 손 앞·뒤와 손목까지 나와 있는 사진 등을 추가 인증 해야 한다.
A씨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됐고 방송에도 손등이 나온 만큼 손목과 손등 사진을 보면 A씨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인증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QUV)는 2일 '그녀의 합격이 바꿀 세상을 응원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밝힌 바 있다.
"트랜스젠더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수많은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해온 박한희 변호사의 존재가 그녀의 용기가 됐듯 정의와 사람을 수호하는 법학도의 길에 다가선 그녀의 존재가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