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24 (화)

  • 구름많음동두천 16.5℃
  • 구름많음강릉 14.6℃
  • 구름많음서울 16.6℃
  • 구름많음대전 19.8℃
  • 흐림대구 17.9℃
  • 연무울산 14.4℃
  • 흐림광주 18.8℃
  • 연무부산 14.0℃
  • 흐림고창 15.6℃
  • 흐림제주 16.3℃
  • 구름많음강화 13.2℃
  • 흐림보은 17.7℃
  • 흐림금산 18.6℃
  • 흐림강진군 16.4℃
  • 흐림경주시 15.7℃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각 세대 대표 인물들 내면 그린 세밀화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URL복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친구의 자살, 학교폭력, 원조교제, 가족과의 이별 등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 없는 네 인물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의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후보 감독의 첫 장편영화이자 마지막 영화로 소설가로도 활동했던 감독이 쓴 소설을 원안으로 했다.



절망의 끝에서 꿈꾸는 곳


영화화는 청소년, 청년, 노년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새벽에서 해 질녘까지 각자의 하루와 연결되는 과정을 세밀하고 감성적으로 담았다. 하루가 234분의 러닝타임 동안 표현되는 만큼, 영화의 호흡은 느리고 섬세하다. 모두가 탈출구가 없는 암울한 상황에 놓인다. 그 답답한 현실을 표현하는 데 긴 러닝타임이 어울린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그만큼 세밀화를 그려냈기 때문이지만, ‘긴 하루’라는 표현을 직설적으로 하는 듯한 장치기도 하다. 




친구의 부인과 불륜인 위청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가 눈앞에서 자살하는 상황을 경험한다. 웨이부는 학교폭력에 대항해 자신이 밀친 가해자가 계단에서 굴러 위독한 상태에 빠지자 도망쳐 나온다. 학교 교사와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황링은 자신의 원조교제 사실이 전교생에게 공개된다. 



퇴역 군인 왕진은 딸 부부, 손녀와 함께 살던 삶을 뒤로하고 양로시설로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개를 돌볼 사람을 찾는다는 핑계로 하루하루 시간을 끌어보지만 더 이상 미룰 핑계마저 없어진다. 등장인물은 모두 탈출구도 희망도 의지할 곳도 없다. 10대들은 어른들의 학대에 가까운 방치와 모욕 속에서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처지다. 웨이부의 아버지는 직장이 없고, 황링의 어머니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 



교사는 학생에게 무관심하거나 그들을 착취한다. 청년의 사랑과 우정은 진실이 없고 나약하다. 국가와 가족에게 헌신했음에도 버림받는 노인의 현실은 암울하다. 이들의 삶은 현재의 중국이 안고 있는 씁쓸한 뒷모습, 영혼의 고독감을 상징한다. 



근대화와 도시화 후에 고립된 개인의 삶은 한없이 황폐하다. 사회적 연대감도 책임감도 없다. 영화는 건조하지만 정교하게 이들의 공허감을 상징적 영상으로 차곡차곡 그려 나간다. 등장인물들은 마을을 떠나 만저우리 동물원의 코끼리를 찾아 나선다. 코끼리는 이상향의 상징이다. 마을에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어지는 희망이라는 존재다. 



차세대 스타들 출연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 국제비평가 협회상, 제55회 금마장 시상식 최우수 장편영화상, 각색상,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42회 홍콩국제영화제 관객상, 제18회 뉴 호라이즌 필름 페스티벌 관객상, 제12회 더블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상, 제65회 시드니 영화제 관객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그 외 토론토, 로카르노, 밴쿠버, 산 세바스티안, 도쿄 필름 엑스 등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의 격찬을 받았다. 

중국의 현실을 입체적이고도 감성적으로 풀어낸 대본과 창의적인 연출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특히, 영화의 출연진들이 차세대 스타들로 이뤄진 점 또한 눈길을 끈다.


2018년 흥행작 <나는 약신이 아니다>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장위가 위청 역을 맡았다. 55회 금마장 남우주연상, 제27회 상하이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신인남우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 된 연기파 펑유창이 웨이부 역에 캐스팅됐다. 


황링 역의 왕위원은 이 작품으로 상하이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노인 왕진 역을 맡은 리총시 또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코끼리라는 존재는 마을을 떠나려는 등장인물과 대비적으로 항상 그곳에 있는, 우리에 갇힌 존재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암시한다. 탈출구는 없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는 위로와 희망이 관객의 마음을 다독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건기식협회 '2026 트렌드 세미나' 개최...맞춤형 제품 시장의 확대 전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23일 양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6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망과 유통·마케팅 트렌드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산학계 관계자 및 전문가 발표를 통해 회원사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는 협회 회원사 홍보 및 마케팅 실무자 약 2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소비 트렌드,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시장 동향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주요 연사로는 시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들이 참여해 △건강과 식 트렌드를 중심으로 한 2026 트렌드 △이커머스 환경에서의 데이터 마케팅 전략 △APEC 건강기능식품 시장 동향 △2025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결산 및 2026년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는 박현영 바이브컴퍼니 소장은 ‘2026 트렌드_건강과 식 트렌드 중심으로’라는 발표를 통해 현대인에게 건강에 대한 인식과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박 소장은 최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개인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수 포비아’ 등 건강에 대한 불안 요인을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강민정 “헌법 정신 교육 대폭 강화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 제정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가 헌법 정신 교육 대폭 강화와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 제정을 공약했다. 강민정 서울특별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민주시민교육의 뿌리는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있다. 학교는 우리 사회의 가장 소중한 약속인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며 “저는 서울의 모든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임 있는 주권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헌법 정신 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은 박제된 문구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다”라며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깨닫고 타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갈등은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정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자는 “교육의 출발은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는 것이다. 저는 서울교육의 기본적인 시민교육 틀을 완성하기 위해 ‘혐오와 차별 없는 학교 조례’를 제정하겠다”며 “이 조례는 기존의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와 함께 교육 공동체를 지탱하는 든든한 양 날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민정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자는 “학교는 모두의 존엄이 지켜지는 곳이어

문화

더보기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과 선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위기의 인간들’을 펴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세계관과 문체를 지닌 세 작가가 ‘위기’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모여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과 선택,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집이다.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되는 균열부터 사회 구조 속에서 마주하는 위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인간상을 담아낸다. 김정진, 송호진, 윤승주 세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해석한다. 한 작가는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인간 군상의 삶을 비추고, 또 다른 작가는 사회적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다른 한 작가는 인간 내면의 희망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서로 다른 목소리는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위기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위기의 인간들’은 위기를 단순한 실패나 재난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야 비로소 인간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기술과 자본이 주도하는 사회, 흔들리는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 속에서 인물들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끝내 어떤 인간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