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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혁신의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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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리 곤잘레스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닥치고 피아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그래미상을 수상한 작곡가이자, 래퍼이자 피아니스트, 천재 예술가이자 괴짜 뮤직 엔터테이너인 칠리 곤잘레스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필립 예디케 감독의 데뷔작으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다

광기와 괴짜의 아웃사이더

칠리 곤잘레스라는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음악은 낯익을 것이다.
2010년 애플 아이패드 광고 음악에 사용된 ‘Never Stop’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작곡가다. 90년대 후반 몬트리올에서 베를린, 파리를 거치며 클래식과 재즈로 기른 피아노 기술과 래퍼 스타일로 언더 그라운드 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그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알리게 된 것은 그래미상 올해 의 앨범을 수상한 다프트 펑크의 4집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Random Access Memories)’ 중 ‘위드인(Within)’으로 노래를 함께 작업하면서다. 다프트 펑크 뿐 만 아니라 파이스트, 자비스 코커, 피치스, 드레이크 등 세계 유명 아티스들에게 영감을 주고 계속해서 협업하며 천재 엔터테이너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예술적인 부분 외에도 도발적인 언행과 강렬한 캐릭터로도 눈길을 끈다. 어느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인물임을 뒷받침하듯 천재, 아웃사이더, 아티스트, 매니악, 엔터테이너 등 많은 수식어들을 가졌다. 솔로 콘서트에서 27시간 이상의 피아노 연주로 기네스 기록까지 소유한 특이한 이력은 그의 열정과 기행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광기에 가까운 언동과 상반되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반전의 매력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가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서 독특한 행동을 해왔다면 그의 예술적 깊이는 현재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곤잘레스는 자신과 자신이 보는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음악과 자기 자신을 모두 동원했다.

유머와 인간미, 통찰과 깊이

영화는 무대 위 페르소나를 따라 그의 세계를 탐구한다. 독창성과 유머,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삶과 내면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곤잘레스는 진지한 인터뷰 발언을 쏟아내는데, 인생과 예술에 대한 깊은 통찰과 고민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부분 때문에 이 영화가 단순한 괴짜 예술가의 기록이나 콘서트 장면이 이어지는 음악 다큐를 넘는 감동을 준다. 실험적인 성격과 근본적인 토대가 어우러지는 그의 음악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즉흥적으로 보이는 그의 발언과 행동들은 사실 상당한 깊이와 통찰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미 그의 무대가 원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면이지만 영화는 곤잘레스 예술이 담고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의 철학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곤잘레스는 어려서 아웃사이더였냐는 질문에 “아웃사이더도 하나의 배역이에요. 그 역을 맡기로 하고 아웃사이더로 사는 겁니다. 인사이더가 되는 만큼 순응주의적인 행동이죠”라는 답변을 한다. 예술이나 인생의 속성을 꿰뚫는 솔직한 발언인데, 자신조차도 하나의 배역이라고 생각하는 이 같은 세계관을 무대에 세울 대역을 뽑는 오디션을 여는 방식으로 그는 표현한바 있다.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으로 콘서트를 보는 듯한 음악 다큐의 매력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곤잘레스의 세계를 인터뷰 영상과 언더그라운드 씬 공연, 필하모닉 공연 장면 등 다양한 영상들을 감각적 영상언어와 적절한 편집으로 표현했다.

<닥치고 피아노!>는 그의 음악과 삶이 상호작용하는 양 측면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주는 것과 동시에 시대를 대변하는 독창적 예술가에 대한 헌사와 고찰이다. 또한, 현대에 희귀한 ‘열정’과 그토록 자주 부르짓지만 실체가 모호한 ‘혁신’이라는 단어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자극과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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