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6 (금)

  • 흐림동두천 0.3℃
  • 흐림강릉 4.9℃
  • 서울 1.4℃
  • 대전 4.0℃
  • 대구 9.0℃
  • 흐림울산 9.0℃
  • 광주 5.5℃
  • 흐림부산 10.0℃
  • 흐림고창 3.5℃
  • 제주 11.4℃
  • 흐림강화 2.1℃
  • 흐림보은 5.6℃
  • 흐림금산 5.6℃
  • 흐림강진군 7.0℃
  • 흐림경주시 8.3℃
  • 흐림거제 9.2℃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

URL복사

나치에 저항한 노르웨이 민간인들의 숭고한 정신 <12번째 솔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2차 세계대전 나치에 점령된 노르웨이의 저항군 12명이 나치를 함락시킬 ‘마틴 레드 작전’에 투입된다. 하지만 작전 도중 발각돼 11명은 체포되고 얀 볼스루드만 혼자 총상을 입은 채 탈출에 성공한다. 나치 친위대 커트 스테이지는 명예를 걸고 마지막 군인을 추격하고 얀은 극한의 상황에 서 기적적인 생존을 이어간다. 전쟁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노르웨이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전체 1위를 달성했다.

생존 자체가 희망

<12번째 솔저>는 전쟁 영웅 실화지만 장르적으로는 생존물에 가깝다. 추격해오는 나치의 압박과 극한의 추위, 눈사태, 굶주림, 총에 맞아 괴사되는 발 등 각종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는 한 남자의 눈물겨운 생존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처절한 사투 과정에서 긴박한 상황들과 액션 등 볼거리도 등장한다. 설원에서 스키를 타고 도주하는 주인공에게 전투기가 추격하는 장면, 독일군의 총격 속에서 순록에게 매달려 달리는 장면 등은 특히 화려하고 인상적이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설경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오로라, 순록떼, 스키 등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코드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여타 전쟁 영웅 실화와 달리 한 사람이 아닌, 공동체를 영웅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문과 총살 속에서 죽어간 11인의 군인들, 목숨을 걸고 얀을 돕는 주민들의 희생은 ‘실패한 작전의 마지막 생존자’ 얀이 살아야한 이유다. 어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던가 기밀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생존 자체가 곧 희망이고 저항이다. 그것은 불가능을 극복한 기적이며, 나치의 명예에 대한 도전이자, 노르웨이의 마지막 희망이고 상징이며, 생명에 대한 존엄이다.

일제치하에 독립투사들이 그랬듯 영화 속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저항한다. 평범한 주민들의 조력 또한 군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는 싸움이다. 이들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11인의 군인들 또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죽을때까지 동료를 배신하지 않는다. 한 군인은 고문 속에서 죽어가면서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전부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얀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이유도 바로 그 가치 때문이다.

참혹하지만 따뜻한

영화는 애국적 코드가 진하면서도 압제에서의 저항과 생명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기에 공감대가 넓다. 하지만, ‘가치’에 대한 전달의 구체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얀의 생존을 위한 사투의 생생한 묘사에 비해, 그가 어떻게 국민적 희망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추상적이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와 연기, 매끄러운 진행에도 불구하고 장대한 울림을 줘야 할 부분에서 밋밋한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영화는 반복적으로 이에 대해 설명한다. 왜 우리가 이토록 열심히 그를 돕는지, 왜 그는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왜 나치는 그를 잡으려 하는지. 하지만 그 이유들은 대사를 통해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될 뿐, 통찰력있는 시각으로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한다. 때문에 이 영화의 메시지와 캐릭터는 다소 상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조력자들의 희생과 저항은 감동을 주는데 그것은 사실적 연출과 더불어 이 영화가 실화라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참혹한 순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한 이야기라는데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 있다. 실화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신과 함정이라는 예상가능한 반전이 없는 것이 긴장감은 감소시킬지 몰라도 훨씬 영화적으로 신선하고 감동적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h수협은행, 美 LACP 비전 어워즈 금상 수상 ... “지속가능경영 성과 국제적 인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h수협은행은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맹(LACP)이 주관하는 ‘2024/25 비전 어워즈(Vision Awards)’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LACP 비전 어워즈’는 2001년부터 전 세계 기업과 기관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평가해온 세계 최대 규모의 보고서 경연대회다. 올해는 전 세계 1,0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Sh수협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총 8개 평가 항목 중 ▲보고서 표지 ▲경영진 메시지 ▲보고서 서술 내용 ▲재무 섹션 구성 ▲창의성 ▲정보 접근성 등 6개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100점 만점에 총점 98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Sh수협은행은 해당 분야 금상 수상은 물론, 전 세계에서 출품된 보고서 중 성적이 우수한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월드와이드랭킹에서 5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비전 어워드 첫 출전에서 거둔 글로벌 100위 진입은 수협은행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하고 충실

정치

더보기
與, 검사 보완수사권에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입법 완성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3일 국회에 검찰개혁 법률안들인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제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는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5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개혁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당내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숙의를 거쳐 제시된 의견들이 반영된 수정안이다”라며 “이번 검찰 개혁법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정치 검찰을 뿌리 뽑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검찰 개혁은 국민의 열망이자 명령이다. 이번 개혁 입법으로 더 이상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이다”라며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 법안을 처리해 나가겠다. 보완수사권 문제 등 남은 쟁점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검찰 개혁 입법을 완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또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와 중수청 출범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바란다”며 “일부에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