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문화적 취약 계층· 지역 지원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 청년 한 명을 뽑으면 연간 최대 2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이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상호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고령화·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 공동체회사 등이 있다.
정부는 3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사회적경제 인재 유입 확대와 종사자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하는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사회적경제기업 취업 및 창업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사회적경제 활성화방안 후속대책이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계획에 따르면 청년이 안전, 돌봄, 문화 등 지역문제 해결에 참여하거나 사회적경제기업에 취업하면 정부가 청년 1인당 최대 2400만원을 2년 동안 지급한다. 창업지원기간을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늘리고 창업지원 규모도 기존 연간 500팀에서 1000팀으로 확대한다.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신(新)중년의 사회적경제 유입을 위해 고용부 산하 직업교육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의 모든 캠퍼스에서 사회적경제 특화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중년은 은퇴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50~60대를 지칭한다. 200여명의 퇴직전문인력을 자문이 필요한 사회적경제 기업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재능기부뱅크'와 오프라인 공간인 '프로노보 허브센터'도 운영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 교육과정에서 ‘사회적경제’를 접하면서 사회적 책임의식과 기업가 정신도 갖춘 사회적경제 리더를 키워낸다. 대학 내 학위과정 등 전문교육과정이 확대되도록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에 연구개발비와 학부 개설 비용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대학내 사회적경제 리더과정 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사회적경제 선도 대학'을 지정, 사회적경제 학부 전공자 500여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노동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대학은 4개에 불과하지만, 2022년까지 20개 대학에서 5000여 명의 학부전공자를 육성하도록 지원하고 대학생 예비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도 강화한다.
신재생에너지, 사회서비스, 도시재생 등 사회적경제 장점이 부각될 수 있는 분야는 전문과정을 개설해 분야별로 지원하고 KOICA 장기 해외봉사단, 희망사다리 장학생 등 6000여 명의 대학생들에게는 국내외 사회적경제분야 진출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사회적경제 기업에 종사 중인 기업인들을 위해 기업별 종사자 역량 진단을 통해 필요한 역량 파악 및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연결할 예정이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에도 사회적경제를 반영, 청소년 시절부터 사회적경제에 대한 의식을 갖추도록 한다. 사회적경제 교재를 만들어 사회교과 등의 보조교재로 활용하거나 사회적경제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광화문 광장의 수많은 촛불에서부터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외침까지 국민께서는 나라다운 나라, 공정한 나라,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한 민주사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국민의 기본적 요구에 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성평등 문제를 여성가족부의 의무로 여기지 말고, 각 부처의 행정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각 부처가 책임져야 하는 고유의 업무로 인식해 달라"라며 "각 장관님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예를 들어 공공시설 영역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직장 영역에서는 고용노동부가, 문화·예술·체육 영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학교 영역에서는 교육부가, 군대 영역에서는 국방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대법원장님으로부터 여성 대법관 후보에 대한 임명 제청을 받았다. 그대로 임명된다면 여성 대법관이 사상 최초로 4명으로 늘어난다"며 "오늘 오후에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출범하는데, 이런 성격의 정부위원회로서는 사상 최초로 여성 위원의 숫자가 과반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적어도 성평등 문제만큼은 이 정부에서 확실히 달라졌다는 체감을 국민께 드릴 수 있도록, 전 부처가 여가부와 힘을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