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옥의 나라’ 미얀마는 지난해 초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과의 오랜 갈등을 끝내고 오랜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미얀마가 부상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미얀마건설협회와 인력ㆍ기술 등을 아우르는 건설산업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전력은 미얀마 전력에너지부와 534만 달러 규모의 ‘미얀마 배전망 건설 컨설팅 및 설계 기준 제정 사업’을, 고려전선은 전선업계 최초로 미얀마에 생산공장을 차렸다.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미얀마 러쉬는 한동안 줄을 이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는 미얀마가 갖고 있는 잠재력에 따른 것이다.
미얀마의 정식 국명은 미얀마 연방 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으로 국토 면적은 667,000㎢ (한반도의 3배), 인구는 5500여만명(세계24위)에 이른다. 미얀마는 동남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고 있지만, 풍부한 천연자원과 자연조건 그리고 값싼 노동력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에 있어서는 베트남을 능가하는 동남아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2016년 10월부터 아웅산 수치 여사의 주도로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던 대다수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국내기업이 미얀마를 진출하기 위해 유의해야할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입찰 및 민간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제안요청서(RFP) 작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계약 이후 협상에 의한 내용 변경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경제적 협력 계약에 있어 실무적 운영이 가능한 명확한 시행 지침이 부족해 국가 기관 및 공무원의 임의석 해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미얀마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앞서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현지 코디네이터는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40년간 이어진 군부 통치의 잔재를 이용해 권력자 아내 쪽을 통한 연결고리에 주력하고 있다”며 “모든 의사결정은 최고권력자 몫이기에 중간관리자를 통한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중국은 이런 현지 환경을 가장 잘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현지 정보과 협력업체 부족 등으로 현지 진출을 꺼려한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지역1팀 실장은 “2016년 10월 미국 경제 해제 조치 이후 국내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는 현지 정보가 많은데다 외국인투자법도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건설 분야의 진출을 위해서는 전기업체 등 현지의 협력업체가 중요한데 미얀마에는 이 같은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한 미얀마 대사관 관계자는 “세계 4위 스마트폰 잠재성장국으로 지목될 만큼 미얀마의 인프라는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성장속도라면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필요한 협력업체들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창업될 것으로 본다”고 안심을 주문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미얀마 정부의 신뢰도를 가장 큰 난제로 꼽는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미얀마 정부는 무상원조 지원규모에 따라 언제든 계약내용을 바꾸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4년 3월, 미얀마 정부는 한따와디 공항 등 인천공항공사에게 맡겼던 사업을 파기하고 일본을 협상자로 지목했다. JICA 등 일본 측에서 현재 운영중인 양곤공항에 대해 무상확장을 약속하자 입장을 바꿔 버린 것.
또 다른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미얀마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계약조건이 끝까지 이행될 수 있다는 신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