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압도적 중량감, 건칠 관음보살좌상

URL복사


 조선중기 건칠불(乾漆佛)로 원 상태 그대로 남아 있어 고색창연하다. 남아 있는 건칠불은 모두 도금을 새로 하여 옛 느낌이 전혀 없었다. 도금은 원래 것이나 세월이 흘러 많은 부분이 벗겨져 옻칠이 드러나 있는 부분이 많다. 대좌는 별도로 만들었으나 규모가 컸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얼굴은 작은 편이고 보관은 높으며 얼굴은 앞으로 꽤 숙였다. 머리를 과도하게 숙인 것은,불상을 불단 위 높은 곳에 봉안되므로 머리를 숙여야 경배하는 신자들과 서로 눈이 만나 바라볼 수 있기 때문 이다.


 얼굴의 이마 중앙에는 보석이 원래대로 박혀있어 소중하다. 왜냐하면 대부분 보석을 빼 내어 원래 보석이 남아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목은 가늘고 짧으나 삼도(三道)가 있다. 이마와 보관 사이에 머리카락으로 여기는 검은 색의 조형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모두 동그란 보주가 일 렬로 가지런히 늘어서 있으며 양 옆으로 갈수록 타원형을 이루는데 그것 들도 모두 보주들임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에서 한 줄기 영기문(靈氣文; 우주의 기운을 조형화한 여러 형태 가운데 하나- 필자의 발견)이 생겨나와 내려오다가 두 갈래로 갈라져 어깨 위로 내려와 구비치며 어깨를 타고 내려오는데 머리카락이 아니고 영기문임을 알 수 있다. 보살이라 하더라도 긴 머리카락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 머리칼로 여겼던 모든 것이 하나하나 보주임을 알 수 있으며, 여래의 나발이 모두 보주임을 주장해온 필자의 주장이 보살의 머리칼에도 적용됨을 알 수 있고,이 보살의 보주들로 모든 문제가 정확히 해결되는 점에서 이 작품이 지니는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보관(寶冠)은 역시 건칠기법으로 만들었는데 만져보면 금속처럼 단단하다. 앞 중앙에는 무량보주(無量寶珠)에서 양쪽으로 영기문이 뻗어나가는데 일반적으로 꽃무늬로 알고 있지만, 매우 중요한 영기문으로 관음보살의 영적(靈的) 기운을 이 조형 하나에 응집시키고 있다. 세 개의 띠가 세 단을 이루어 그 사이 사이에 영기문을 표현했는데 중간의 영기문이 보관의 핵심이다. 그것을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중앙의 꽃은 연꽃이 아니고 꽃 중심에 있는 보주가 핵심이다. 보주는 측면이요,꽃모양 전체는 마치 위에서 본 모양이다. 즉 보주에서 사방으로 제1영기싹이 발산하며 양쪽으로는 제2영기싹을 이루어 갈래에서 각각 다시 줄기가 나와 꽃모양이 핀다. 그 꽃 모양은 중심의 꽃모양과 같으나 측면을 본 모양이다. 보주꽃(필자가 이름 지음)에서 생명력을 발산하는 광경이며 또한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는 모양이므로, 이 보관의 영기문은 보살의 머리에서 발산하는 생명력과 무량한 보주라고 말 할 수 있다. 그 주변에는 부정형의 형태의 영기문이 가득 차 있다. 그 위래 단에도 부정형의 형태들이 무질서하게 두드러지게 표현했는데 역시 추상적 영기문이어서 놀랍다. 위에서 보면 보관 안에 간단한 돌기 모양의 상투가 보인다. 보살 머리에서 돌출한 보주다.


 가슴에는 흉식(胸飾), 가슴장식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장식이 아니고 중심의 무량보주로부터 보주가 무량하게 생겨나는 모양으로 보살이 몸으로부터 보주가 생겨나는 것을 상징한다. 중심의 오각형 모양의 보주에서 다섯 개의 보주가 생기고, 이를 중심으로 옆과 아래로 보주들이 무량하게 줄줄이 생겨난다. 맨 밑의 술은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술처럼 표현한 것이다.


 법의(法衣)를 살펴보자. 착의법(着衣法) 형식은 보살이지만 여래의 것과 같다. 통천(通薦)으로 양 어깨에 걸쳐 아래로 내려와 복부에서 교차하는데, 두터운 법의가 보일 듯 말 듯 교차하는 형식으로 보살상이나 여래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조선후기에 많다. 그런데 이런 법의(法衣) 형식은 보살도 똑같아서 혼란을 가져오지만 보살상에서는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은 여래와 보살은 원래 차이가 없는 것이며 다만 방편으로 차이를 둘 뿐이다. 이 보살상의 경우 법의가 엄청나게 두터워서 상 전체에서 강한 양감(量感)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목의 옷깃은 특히 매우 두렵고,양 손목에 걸치는 법의 깃도 똑같은 정도로 두터워서 불상 전체의 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두텁게 제쳐 져서 인상적이며 이 불상을 만든 조각승은 뛰어난 감각을 지닌 것 같다.


 손은 따로 만들어 구명에 끼어 넣었는데 손이 작아 보인다. 설법인(說法印)을 취한 손은 목조(木造)인데 손가락은 파손되어 후에 이어서 복원해 놓았으나 법의(法衣)의 엄청난 양감에 눌린 느낌이다. 옷 주름은 눈에 띠게 두드러지게 높고 전체적으로 박력과 양감을 주고 있다. 혼히 치마를 입어 잔주름이 많은 보살상과는 달리,마치 여래상의 법의와 같다. 옆모습은 넓어서 역시 양감이 강하며, 등은 둥글게 부풀어서 불상이 지니는 내적 기운이 가득차게 표현한 것은 괄 목할 만 하다.


 비교적 작은 얼굴과 좁은 어깨에도 양 무릎은 폭이 넓어서 상 전체가 안정감이 있고,법의에 양감이 넘쳐 그런 비례가 느껴지지 않는다. 보관은 비교적 높아 불상의 인상이 고준한 감이 있다건칠불상이란 것은 처음에 골조를 만들고 삼베나 종이를 계속 덧붙여 나가는 제작방법인데 종이와 옻을 섞어서 얇은 떡판같이 만들어서 붙여 나가므로 매우 견고하다. 이 건칠불은 단순화(單純化)와 강한 양감(量感)로 인하여 마치 석불(石佛)을 보는 느낌이 든다. 보관 형태도 경상남도 월성군 기림사 건 칠불상의 복잡한 보관을 단순화시킨 것이다. 속이 빈 내부를 보면 붉은색으로 면자(免字)를 찍은 종이로 발랐다. 불상 바닥은 최근에 만들어서 붙인 것이어서 내부 전체를 볼 수 없지만, 팔목이 들어가는 구명을 통해서 내부롤 엿볼 수는 있으나 전체를 볼 수 없어 아쉽다. 원래는 복장물이 있 었을 것이다.

 이 건칠 보살상은 관옴보살상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큰 보살상은 원통전(圓通殿)이나 관음전(觀音殿)에 봉안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관음보살상으로 추정한다. 발견 사찰은 알 수 없으나 새로 도금은 하지 않아 고색창연하여 원래 상태를 지닌 귀중한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건칠불은 종이나 삼베로 만들므로 무게가 가벼운데, 이 불상은 70kg 이상의 무게로 매우 무겁다. 종이를 일반적으로 십 회 내외로 바르는데 이 불상의 경우에는 이십 회 정도로 여러 겹으로 두텁게 만들어서 무게가 금속 상처럼 무겁다. 이 렇게 원형을 지닌 불상으로 압도적으로 중량감의 인상을 표현한 예는 일찍이 없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채상병 특검법 수용해 국민 명령 따라야”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향해 "(채상명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을 수용해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3분 중 2분이 채 해병 특검에 찬성한다. 채 해병 특검을 반드시 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마키아벨리는 모든 진실의 아버지는 시간이라고 했다"며 "해병대원 사망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시간이 흐르니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수사자료 회수하던 당일에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그리고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채상병 사건은 참으로 이례적이고 비상식적 일들의 연속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정된 수사결과를 갑자기 취소시키거나 정당하게 수사를 잘하고 있는 박정훈 대령에게 집단항명수괴라는 해괴한 죄명을 뒤집어씌워서 심지어 구속을 시도했다"며 "정식으로 경찰로 이첩된 수사자료가 국방부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이유 없이 회수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채 해병 특검을 반드시 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며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특검법 통과를 해서 반드시

경제

더보기
[특징주] 와이즈에이아이, AI 챗봇 핵심 특허 9종 취득…일본 시장 공략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인공지능(AI) 플랫폼 전문기업 와이즈에이아이가 일본 AI 솔루션 전문기업으로부터 AI 챗봇 관련 특허 총 9건을 취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특허 취득은 와이즈에이아이가 본격적인 일본 AI 시장 진출에 앞서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고 후발 기업과의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와이즈에이아이가 취득한 특허는 ▲챗 시스템 ▲챗봇 서버장치 ▲챗봇 학습장치 ▲챗봇 ID 관리 장치 ▲미래 의도 예측 서버 장치 ▲챗봇 포털 서버 장치 및 프로그램 ▲자동응답 시스템 ▲음성 문의 시스템 등 AI 기반 채팅의 자동 응답과 관련된 핵심 기술이다. 앞서 와이즈에이아이는 지난 2022년 '에이미(AiME)'의 성공적인 일본 진출을 목적으로 망고시드와 수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이미는 와이즈에이아이가 자체 개발한 AI 인터넷전화 서비스다. 당시 양사는 에이미의 현지화 및 기술 고도화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향후 상용화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키로 결정했다. 송형석 와이즈에이아이 대표는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일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현지 AI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일본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선제적으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