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8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선언을 하자, 與野는 이에 대해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더불어민주당의 김현 대변인은 김현 대변인,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유승민의 통합선언은 명분 없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며 보수야합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박근혜정부와 똑같다’며 아주 나쁜 말로 사실을 호도하며 정치 불신을 조장했다"며 "국민의당은 통합파와 반통합파 간의 갈등, 분열, 막말, 고성, 폭력으로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며 잘못된 정치를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는 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목전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염원을 담아 성공리에 대회가 치러지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북한을 향해서는 그 어떤 깃발도 들지 말라며 ‘오만’한 발언을 하고,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단일기를 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평화올림픽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표명에는 3가지 정도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평가다.
첫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안철수, 유승민의 통합선언'이라고 칭했듯이 정당간의 통합이라는 뉘앙스보다는 '양당 대표간의 약속에 의한 야합'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도로 읽힌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둘째는, 통합선언을 한 양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오른쪽(우파)으로 위치 지우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 즉, 통합된 양당의 정치적 스탠스를 보수정당임을 표방하는 자유한국당과 진보로 인식되는 민주당 사이에서 '끼어있는 존재'로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점이다.
셋째는, 양당의 통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연계시키면서 통합선언을 한 양당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화해무드의 방해세력으로 비춰지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도 이날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구두 논평을 내놨다.
논평에서 장 대변인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소양마저 의심받는 정치인 안철수 대표와 최측근마저 떠나보내고, 떠난 최측근까지 비판하는 협량한 정치인 유승민 대표의 결합이 국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겠나"라며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이고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에 더해 그는 "통합이라는 것은 상생에 대한 이해와 상대에 대한 존중이 핵심가치"라면서 "당내통합도 못하는 지도자들끼리 통합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다. 감동 없이 구호만 난무하는 정책을 신뢰하는 국민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국당의 입장을 정리하면,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 흠집을 내면서 이들의 리더십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당의 통합은 與·野의 비판으로 그치지 않았다. 여기에 국민의당 통합반대파의 힐난까지 가세했다.
국민의당 내부의 통합반대파의 모임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이날 최경환 대변인의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유승민 두 대표의 통합 선언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고, 희망도 없는 지루한 말잔치"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미사여구와 공약(空約)을 남발했지만 안철수 새정치의 타락, 유승민 보수개혁의 공허함을 목격한 국민에게는 흘러간 유행가의 재탕이고 점점 거세지는 보수대야합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변통에 불과하다"며 "MB 박근혜 적폐청산의 국민적 요구가 곳곳에서 일고 있는 시점에 두 대표의 생뚱맞은 보수대야합 통합 선언은 촛불혁명을 거부하는 반역이고, 평화개혁 세력과 대결하려는 반민주적 시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아울러 "오늘 선언으로 양당 내부에서 합당 반대 불길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분당 위기에 처한 '꼬마 안철수','꼬마 유승민'의 마이너스 합당은 보수패권야합으로 다당제를 죽이고 한국 정치를 무한대립 구체제로 퇴행시킬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국민의당) 당권파와 저희는 이제 각자 갈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통합반대파는) 개혁신당 창당을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