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여야 4당 중진의원들이 양원제를 주제로 6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면서 개헌의 틀속에 담길 구체적 컨텐츠에 대한 모색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박병석(더불어민주당)·정종섭(자유한국당)·이상돈(국민의당)·이종구(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양원제 왜 주목받나'라는 토론회를 열어 ▲대통령 권한 분산▲국회의 합리적 운영▲지방분권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개헌작업에서 하나의 컨텐츠로 '양원제 도입'을 관철시키려는 입장이다.
박병석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30년 전에 만든 헌법은 이제 몸에 맞지 않아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현실에 맞게 새 헌법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권한이 분산되면 상대적으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 책임과 권한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정치 원로들이 국회를 합리적이고 균형 있게 운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최근 개헌논의 과정에서 양원제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종섭 의원은 "이번 개헌의 핵심은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정부형태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며 "현재 활동 중인 국회 개헌특위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그는 "심각한 자원배분의 왜곡과 승자독식 구조의 현행 대통령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청와대가 아닌 국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상대를 배제시키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주의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통합,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정부형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두 의원은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국회 양원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구 의원도 대통령제 폐해 극복으로서 양원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한편, 시각을 확장해 "이번 개헌에 지방분권 강화의 내용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다른 시각에서 '양원제 도입'을 바라봤다.
이상돈 의원은 양원제의 효용성에 대해서 거론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선거구 인구평등에 관한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수도권은 선거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농어촌 지역에선 급속하게 선거구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수도권은 몇 개의 아파트 단지에서 국회의원 한명이 선출되고, 지방은 5~6개 시·군에서 국회의원 한명이 선출되는 현상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서 그는 "개헌을 통해 상원을 두는 경우라면 상원은 광역단체 당 최소 2석에서 최대 6석으로 규정하는 등 인구비례 원칙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상원에게는 입법권 외에도 조약체결 비준동의권, 탄핵심판권,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임명 동의권 등 몇 가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 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원기·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등의 정계 원로들이 참석해서 토론회의 비중을 높여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