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이 관광 인프라 구축보다는 관광 전시성 행정에 치중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FIT(해외자유개별여행객) 상품 판매 사이트 ‘원모어 트립’을 개설해 민간 관광업체들과 경쟁하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는 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FIT온라인 포털 사이트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연말 FIT관광 플랫폼 시장에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한마디로 공공기관들이 공신력, 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우월한 홍보 인프라와 낮은 판매 수수료를 무기로 기존 FIT상품을 판매하는 민간 관광업체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실태를 알렸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체험관광상품 온라인 오픈마켓인 ‘원모어 트립’에서 외국인 개별관광객용 여행상품을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어 이와 같은 수익 구조를 지닌 민간 관광업체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DMZ투어 상품의 경우 상품유형은 물론 가격까지 비슷하게 판매되고 있다”며 “동일한 대상에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는 원모어 트립과 기존 FIT 플랫폼 스타트업은 경쟁 관계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63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페이스북 Visit Seoul페이지를 통해 원모어 트립을 홍보하면서 통상적 판매 수수료(민간의 경우 약 10~20%)보다 낮은 수수료(5%)를 책정해 관광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태라 민간 관광업체들이 ‘불공정 경쟁’이라며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고 김 의원은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도 2017년 6월에 ‘FIT 온라인 포털사이트 구축 및 운영사업’ 용역을 발주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라서 공공기관과 민간 관광 업체들 간의 FIT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펀타스틱코리아 신승현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FIT상품개발과 영세업체 지원, 판로 개척과 홍보를 위해서라면 고효율의 방법들이 다양함에도 수억원 짜리 웹사이트를 만들어 수억의 광고비를 들여 홍보하는 것은 지극히 비효율적인 전시 행정”이라며 “지금 관광공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민간 스타트업과의 경쟁이 아닌 관광 인프라 구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