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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커버스토리①/새로운 민주주의]문화가 된 촛불집회, 시위 역사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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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인 ‘평화시위’에 물대포 사라지고 차벽은 꽃벽으로 재탄생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9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번 탄핵안은 야당, 무소속 의원 수만으로는 가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표결 직전까지 가·부결에 대한 전망이 오락가락 나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총 300명의 국회의원 중 234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는 56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안 가결에 따라 이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고 박 대통령의 운명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탄핵안이 상정되고 가결된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촛불민심’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저지른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거대한 촛불이 되어 주말 밤 광장을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 것”이라던 촛불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매주 그 크기를 더해가며 열기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 작은 불꽃들의 목소리는 박 대통령을 18대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여당 내 다수의 의원들마저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주권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점을 상기시킴으로서 국민들에 의한 ‘새로운 민주주의’의 탄생을 보여줬다.



‘최대 규모’ 이상의 의미


주말 촛불집회는 10월29일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2만여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5주 만에 100배 이상 늘어, 12월3일 6차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232만개의 촛불이 켜졌다. 그동안 140만~180만명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추산되는 1987년 ‘6월 항쟁’이 가장 많은 시민이 모인 집회로 알려졌지만, 이 기록은 6차 촛불집회가 새로 쓰게 됐다.


이번 촛불집회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전달해, 국민들의 뜻을 국회에 관철시켰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외친 집회들은 시위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변질돼 쇠파이프와 밧줄이 등장하고 경찰의 물대포가 국민을 향해 쏘는 비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일쑤였다. 이와는 달리 촛불집회는 현직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수십, 수백만의 국민들이 물리적인 충돌 없이, 마치 축제의 현장처럼 하나의 ‘문화’로 정착해 나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자발적으로 거리 청소에 나선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을 통해 알려진 이들의 시민의식은 자신들의 행진을 가로막는 경찰에 대한 태도에서 더욱 돋보였다. 참가자들은 경찰에게 핫팩이나 음료수 등을 건네며 ‘경찰은 적이 아닌 같은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집회에서는 폴리스라인과 대치하고 있던 상황에서 “고생한 경찰들을 위해 한번 안아주자”라는 한 시민의 제안에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포옹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차벽을 꽃벽으로 만들며 빛을 발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마저도 차벽을 알록달록 뒤덮은 꽃스티커에 대해 “경찰을 때리는 것보다 꽃을 붙여주는 것이 훨씬 낫다”며 “쉽게 떨어지는 꽃스티커 외에는 그냥 두라”는 지시로 화답했다.




‘민주주의 활성화’의 중요한 첫걸음


외신들도 촛불집회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집중 보도했다. 지난달 19일 4차 촛불집회 이후 AP통신은 “가족 단위 시위자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시위는 가족 오락의 형태를 보였다”며 “락 음악과 코미디, 피냐타(Pinata·막대기로 사탕과 장난감 등이 채워진 상자를 터뜨리는 놀이) 등이 펼쳐져, 시위 강제성을 상징하는 몸싸움과 경찰 물대포는 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 도심에서 수십만명의 한국인이 다시 박근혜의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며 “이날 시위는 축제처럼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시위대는 촛불과 ‘박근혜 퇴진’이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거리 행진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음악 공연 등 형태로 항의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도로변에서 노점상들이 음료, 과일, 소시지 등 음식을 팔고 양초와 LED초를 팔았다고 시위 현장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에 대해 CNN은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며 “주최 측 추산 200만명의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촛불을 든 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고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같은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며 “시위가 ‘거의 축제’와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주변 가게 주인들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공짜로 커피를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승려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주부, 강아지를 안고 나온 사람들, 젊은 연인들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며 “청소년들은 교과서를 들고 나와 국정교과서 도입에 항의했으며, 세월호 침몰로 사망한 학생들과 같은 나이대인 10대 여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4일 정치철학자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수백만의 한국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은 매우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성정당들은 스스로 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더 나은 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압박이 있어야지만 움직일 것”이라며 “이게 바로 촛불집회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샌델 교수는 “촛불집회만으로 민주주의를 활성화시키기엔 부족하겠지만 중요한 첫걸음은 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들도 배울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진정한 민주주의는 투표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교육과 토론 등을 통해 시민 사회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촛불집회가 민주주의를 위한 야심찬 포부로 가는 첫걸음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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