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롯데家 경영권 분쟁의 고비가 된 지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이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던 만큼 오는 6월의 정기주총에서도 그가 축배를 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0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총 결과, 시작한지 30분 만에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안'과 '신동주 회장 이사 선임안' 등이 모두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
임시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은 최대 주주 광윤사에 버금가는 30%의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의 선택이었다.
이미 광윤사(28.1%) 대표로 올라선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종업원지주회가 힘을 실어줄 경우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게돼 경영권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종업원 지주회 표심 얻기' 작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는 지난해 7월 정기 이사회에 이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그룹은 당시 임시주총을 통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으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임시주총 직후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주총은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이로써 자신의 해임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반발로 촉발됐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롯데는 더 이상 분란 조성 행위를 용압하지 않을 것이며, 상법상 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롯데의 통합리더로 올라 선 신동빈 회장은 70여년간 가려져 왔던 롯데의 문제 등을 가리거나 덮어두기 보다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반전카드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영적 부분도 역시 능력을 발휘했다. 롯데그룹이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했다. 화학 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 있는 경영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에 대해 당사자로 국민 앞에 나서 머리를 숙이고, 그룹 오너로서 계열사 및 임직원 앞에서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신 회장의 행보는 새로운 롯데의 리더로서의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