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브라질 국민들은 퇴임하는 그에게 87% 지지율을 보냈다. 세계 각국은 그의 퇴임을 ‘아름다운 퇴장’이라 불렀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렸고 좌우를 모두 끌어안는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2014년에 다시 출마하면 당선이 확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신은 한 사람에게 두 번 선물을 주지 않는다. 다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물러났다. 그래서 그의 퇴임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퇴장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왜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가지지 못할까? 퇴임할 때 아쉬워하고 퇴임 후에도 존경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을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아쉬워하고 존경하기는커녕 재임 중에 수천억 �
지난해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나라의 존립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력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새롭게 인지하게 됐다. 더구나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희생됐는데도 일부 좌파세력은 정부 발표를 부정하거나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고 나섬으로써 국론 통일을 힘들게 하고 안보체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1인당 GDP 2만 달러, 무역규모 세계 9위, 경제규모 세계 13위, GDP·무역규모·주식시장 시가총액이 모두 1천조를 넘는 트리플 1천조 시대를 열었고 G20정상회의 개최 등 경제적인 면에서 대한민국은 크게 성장했다.하지만 국민들은 아직 ‘행복’을 크게 느끼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GDP가 약 3배로 성장한 기간에 행복을 느끼는 국민의 수는 오히려 10% 줄었다. 또한 ‘행복지수(Happiness Index)’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
2010년의 한국사회는 유달리 시련이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의 한달 남짓 동안 슬퍼하고 분노하며 불안해할 일이 넘쳐났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연평도 사건 자체로 말하면, 그 이유와 경위가 무엇이건 남쪽 땅에 대한 북측의 의도적인 포격은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게다가 남측의 초기 대응이 너무 어설픈 게 불안했고, 뒤늦게 ‘전면전 불사’를 외치며 위기를 키워가는 방식이 도리어 불안을 키우고 분노마저 자아냈다.12월 8일에는 국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안보위기를 틈타 예산안 등의 날치기 통과를 감행했다. 권력분립과 법치주의가 완전히 짓밟혔고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을 또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날치기는 4대강사업과 이른바 ‘친수구역법(親水區域法)’이라는 관련 악법의 추진이 가장 큰 동기였던 모양�
최근 조직의 활성화 여부는 소통의 정도에 달려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정체성 여부는 더욱 그렇다.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집행부와 의결기관의 소통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성남지역의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집단행동으로, 때로는 고소·고발로 이어짐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사회 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로가 상대의견을 무시하면서 일방적 사고로 판단하고 행동으로 연계시킬 경우 사회발전의 저해 요인이 되고 마는 결과를 빚게 된다. 엄청난 착오를 불러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히려 감당치 못하는 경우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정계가 그렇고, 행정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소통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특히 지방행정의 소통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주민들의 질적 삶에 대한
지난 12월 20일 우리 군은 연평도 서남단 해상에 K-9 자주포, 105mm 견인포, 81mm 박격포, 벌컨포 등 복합적 화기를 동원하여 사격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실시된 이 훈련에서 사전에 우려를 자아냈던 남북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군은 1974년 이래 통상적으로 해온 방어훈련인만큼 우리 영토에서 주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강행했다고 설명했다.여기서 연평도 서남단에 사격했다는 것이 북한의 반대 방향으로 쏘았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으나 사실은 그 반대다. 연평도 서남쪽이 바로 북한 해안이다. 즉 북한 해안 북방한계선(NLL)으로 사격한 것이고,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하지만 연평도에 자주포가 증강된 것이 최근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그 강도와 의미가 사뭇 다르다. 지난 11월 23일에도 북한 해안 쪽으로 4시간 20분 동안 약 3960발의 폭탄을 발
지금도 1976년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일본의 유명 프로레슬러 안토니오 이노끼의 대결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이종격투기의 선조격이라고 할 이 경기는 기대와 달리 매우 싱겁게 끝났다. 이노끼는 링에 누운 채로 알리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것으로 일관했고 알리는 이노끼가 일어나면 한방 날릴 자세만 취하는 지루한 상태가 15라운드 동안 지속되다 결국 무승부로 대결이 마무리되었다.경기가 끝난 후 다리가 퉁퉁 부운 알리는 이노끼가 누워서 돈을 번다며 비난의 독설을 날렸다. 그러나 종목이 다른 두 사람이 정상적으로 게임을 펼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알리 측의 요구로 프로레슬링의 주요 기술을 금지한 이면합의가 맺어진 내막을 보면 이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스탠딩 자세로 알리와 대적할 �
이명박 정부가 3년 내내 예산안을 날치기했다가 올해 된통 걸렸다. 이번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어찌나 급하게 처리했는지 여당 공약 사항인 불교계의 템플스테이 지원금도 빼먹었다 한다. 실세 정치인의 지역구 예산은 꼼꼼히 챙기면서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증액된 80개 사업, 1조원의 예산은 거의 삭감한 것을 보면 템플스테이 건이 마냥 ‘실수’인 것 같지는 않다. 자기 마음대로 예산을 정해도 큰 문제없을 거라는 정부와 여당의 오만함이 이번 사태의 뿌리이다. 그런데 단지 오만함만이 문제는 아닌 듯하다. 재정운용에 대한 정부 나름의 정치전략도 날치기 무리수를 이끌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몇 가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나라살림을 제 곳간처럼 여기는 정부첫째, 대한민국 재정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 정부예�
국회에서 한창인 여야 대결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지방정치도 지금 전쟁중이다. 당적(黨籍)이 서로 다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대립이 단상 점거, 물리적 충돌, 재의(再議) 요구와 재의결, 본회의 출석 거부, 시정협의 중단, 대법원 제소로 이어지면서 지방행정의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단체장과 다수 의회의 당적이 다른 서울, 경기, 강원, 충남 등 광역단체는 물론 분점정부 상황에 놓인 기초단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그 전쟁의 최일선에 서울시가 있다. 민주당이 다수를 점유한 서울시의회가 친환경무상급식 조례를 제정하고 시장의 재의 요구에 맞서 재의결을 결정하자 오세훈 시장은 이를 ‘망국적 포퓰리즘’이라 규정하고 시정협의 중단과 의회 출석 거부, 대법원 제소 등 강경 조처로 일관하고 있다.난장판 국회, 지자체에서도 마찬가지입장에 따�
“점수를 매긴다면 ‘수’라고 생각한다.”2007년 4월 한미FTA가 공식 타결됐을 때 김종훈 당시 수석대표의 말이다. 미국은 광우병 파동 이후 수입이 금지돼왔던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적 수입 재개 등 네 가지를 협상의 선결과제로 내걸었다. 협상은 불과 10개월만에 끝났다. 미 의회의 TPA(통상촉진권한)가 허가한 시한에 맞추기 위해 2007년 4월까지 협상을 끝내야만 했다. 이번 재협상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시간표에 따라서였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존 협정문에서 ‘일점 일획도 고치지 않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럼에도 한미FTA는 그간 두 차례의 재협상이 있었다. 2007년 5월 미 의회와 행정부는 신통상정책에 합의했다. 민주당이 새롭게 지배하게 된 미 의회는 노동, 환경 등과 관련된 국제적 기준의 준수를 요구했다. 그 해 6월 29일 한미간 제1차 재협상이
호메로스의 《오디쎄이아》 12장에는 유명한 쎄이렌의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이 통과할 뱃길 길목에 두 쎄이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 오디쎄우스는 밀랍을 손으로 이겨 뱃사람들의 귀를 막고, 자신의 손과 발을 돛대에 묶게 한다. 쎄이렌의 노랫소리에 유혹되지 않기 위해서다. 마침내 쎄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뱃사람들은 더 열심히 노를 젓는다. 오디쎄우스가 유혹에 넘어가려 하자 일행인 에우릴로코스와 페리메데스가 그를 더욱 세게 밧줄로 묶어서 일행은 결국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신화에서 힌트를 얻어 국제관계학에서 이른바 ‘결박 이론’이 나왔다. 자신의 손발을 묶어버림으로써 온건한 협상의 퇴로를 스스로 차단한다는 뜻이다. 전쟁의 발발도 ‘결박 이론’으로 해석 가능하다. 무력충돌은 언제나 무력의 사용 가능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
해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연례행사처럼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불우이웃들이 걱정된다. 또한 노인들의 건강도 많은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정이나 추위에 떠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보살핌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이다. 무엇보다 주위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진심어린 보살핌이 뒤따를 때 이들의 고통이 감해질 것이다. 내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작은 돈이 불우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손길로 변한다는 점을 깊이 있게 인식해야 한다. 주민들의 십시일반은 어떠한 힘보다도 크다. 추위에 떨고, 배고품을 견뎌야 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불우이웃돕기를 위한 봉사는 정해진 봉사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 봉사자가 되고 지원자가 될 때 사회�
안보를 묻는다. 대화하라고 말하지 않겠다.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겠다. 문제는 안보다.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공격했다. 어떤 상황논리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명백한 도발이다. 어떻게 대응했어야 하나? 두 가지다. 청와대가 처음에 선택한 단호한 대응과 확전방지가 정답이다. 그러나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의가 없는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울림이 있듯이, 안보가 구멍 뚫린 시대에 안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북한의 도발을 현장에서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그러나 대포는 고장나고 레이더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이해할 수 없다.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서해 �
시끌벅적한 잔치가 끝났다. 이제 차분하게 서울 회의를 돌아볼 시간이다. 서울 회의가 G20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의 역사에서 차지할 위상은 무엇인지, 나아가 G20이 과연 21세기의 핵심적인 세계 정치의 제도로서 작동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첫째, G20 서울 정상회의를 준비한 의장국으로서 한국정부의 역할을 살펴보자. 우선 한국이 세계 주요 20여개국의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동안 축적해온 경제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 하겠다.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G20 재무장관 회의가 출범할 때 한국은 처음 이 모임에 동참했다. 그후 2008년 세계 경제위기을 겪으며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같은 전문관료의 모임이 국가정상급으로 격상되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요 포럼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권한이 강화된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