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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테러는 가난에서 비롯된 절망을 먹고 자란다" …교황,케냐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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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테러, 뿌리 깊은 종족·종교 갈등, 극심한 가난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땅에서 5박6일 일정의 순방을 시작했다. 케냐와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사실상 전쟁터나 다름없는 위험 지역으로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땅이 교회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목자에게서는 양떼의 냄새가 나야 한다고 설파한다. 교황이 신음하는 검은 대륙으로 발걸음을 한 이유다. AP와 CNN방송, 가톨릭뉴스에이전시 등이 전하는 교황의 아프리카 방문 소식을 정리한다.

◇ 첫 방문지 케냐 강론, “폭력과 테러는 가난을 먹고 자란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케냐 나이로비의 국회의사당 뜰에서 가진 강론에서 “우리 사회의 폭력과 테러리즘은 가난에서 비롯된 절망을 먹고 자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이 땅에는 정치적으로 위대한 가치들을 두려움 없이 믿고, 정직하게 증언해 온 사람들이 있다”며 “남녀 모두가 함께 나서서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폭력과 분쟁, 테러리즘을 물리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케냐는 산과 강, 호수, 숲, 사바나 등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로 받았다. 또한 풍부한 자원으로도 큰 축복을 받은 나라”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케냐 사람들은 신이 주신 이런 보물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이를 잘 보존하려는 전통도 지니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심각한 환경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인간과 자연 사이의 세심한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미래세대에게 온전하게 전해줘야 하는 책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받은 선물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런 발언은 오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교황은 “세상은 우리 모두의 보금자리를 보전하기보다 수탈만 계속하고 있다.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보호에) 책임감 있는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자연보호와 공정한 사회 질서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 관계가 있다. 인간성의 갱생 없이는 인간과 자연 간 갱생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프리카 사회의 오랜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교황은 “지금 우리 사회는 인종적, 종교적, 경제적 분열을 겪고 있다. 선한 의지를 지닌 모든 남녀가 나서서 화해와 평화, 용서,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전한 민주질서를 세우고, 화합과 통합을 강화하고,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경을 키워야 한다. 공동선의 추구가 최우선의 목표가 돼야 한다.”

교황은 케냐 지도자들에게 주는 당부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교황은 “케냐 지배층들은 젊은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투자를 하고, 그들이 공동선을 향해 진실하고 투명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나는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의 궁핍함과 젊은이들의 열망, 그리고 창조주가 여러분 나라에 내린 축복인 자원의 공정한 분배 등에 대해 진정어린 관심을 보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케냐타 케냐대통령은 환영사에서 “나는 가톨릭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며 “교회는 국가의 사회적, 경제적 발전 과정에서 정부의 강한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며 “우리는 부패와 자연환경의 약탈을 통해 얻어지는 부정한 이득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프리카 가톨릭 인구 급 상승세= 교황의 방문은 아프리카 가톨릭 신자들의 사기를 올리고, 신도수를 늘리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이로비 은공(Ngong) 교구의 존 오발라 오와 주교는 “이제까지 경험으로 볼 때 어느 지역이든 교황의 방문 전과 후는 신도 수에서 큰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아프리카 방문 후에도) 신부나 수녀, 수도사들을 지망하는 이들도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프리카의 가톨릭 인구는 지구촌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기독교계 구호단체인 ‘가톨릭 릴리프 서비스(Catholic Relief Services)’의 부회장인 빌 오키프는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가톨릭 인구는 1980년 이후 무려 238%나 증가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가톨릭 신도는 2억 명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 아프리카의 가톨릭 비율은 24%에 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우간다의 가톨릭 인구는 140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같은 해 케냐의 가톨릭 신도수는 전체 인구의 25%인 900만 명 정도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가톨릭 인구는 130만 명으로 조사됐다.

◇ 전쟁과 분열의 땅에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 교황은 이번 방문을 통해 강한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할 때 이슬람 모스크를 찾을 예정이다. 오키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지배하고 있는 지배세력과 각 파벌들은 종교의 경계선을 이용해 국민들을 분리시키고 있다”며 “교황성하는 의도적으로 종교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키프는 “교황이 이슬람 모스크를 방문한 것은 화해와 통합의 몸짓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모든 신앙인들에게 이를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년 전 무슬림 반군들이 기독교계 대통령을 축출했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와 무슬림 민병대 간 유혈 충돌이 이어졌다. 내전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수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케냐와 우간다에도 종교 극단주의 세력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슬람 과격무장단체인 알샤바브는 지난 4월 케냐 북동부 가리샤 대학에서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150여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2010년에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알샤바브의 폭탄 테러로 76명이 숨지기도 했다.

교황이 모스크를 방문해 타종교 지도자들과 회동하는 것은 종교 갈등으로 분열된 지역에 평화를 복원하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키프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가톨릭과 이슬람, 개신교 지도자들은 종교간 갈등을 줄이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용기있는 활동을 해왔다. 교황은 이를 지지하는 도장을 찍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목자가 있을 곳은 양떼들이 있는 곳= 교황이 케냐와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국으로 택한 이유는 이 지역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는 불행한 땅이기 때문이다.

오키프는 “서방 사람들은 항상 자신들을 모든 것의 한 가운데에 놓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같은 지역은 지구의 변방일 뿐이다. 교황은 그러나 그 반대의 견해를 지니고 있다”며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있는 지역이 교회의 중심이고, 자신이 갈 곳도 가난한 지역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케냐는 상당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 중 하나다. 거기에는 많은 희망이 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은 여전히 숱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발전의 과실도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케냐를 방문하는 동안 나이로비 외곽의 빈민촌인 캉게미를 방문한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난민캠프를 찾는다.

오와 주교는 “교황은 목자에서는 양떼의 냄새가 나야 한다고 말한다”며 “목자는 양떼들 사이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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