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하향 조정했지만, 아시아 증시의 반응은 미온적인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를 예상했기 때문에 이날 증시의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429.58으로 전 거래일보다 0.50% 상승, 강보합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와 일본 니케이255 지수는 각각 0.05%, 0.65% 상승, 한국 코스피 지수도 0.38%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은 지난주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1년 만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각각 0.25%, 지급준비율을 0.5% 내리기로 결정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로 1055억 위안(18조85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중국과 주변국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27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장 심리에 크게 작용, 지켜보자는 쪽으로 시장이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기조가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이미 시장이 중국의 금리·지준율 인하 조치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인 변수로 부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주식팀장은 "금리와 지준율 인하가 예상되면서 시장이 기대감을 이미 반영한 것 같다"며 "FOMC나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은 시장 전파가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 늦게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조치가 오히려 중국 정부가 성장 둔화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쪽으로 해석되면서 시장 경계감을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이아람 책임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증시가 대체로 많이 올라 지난주부터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경제 성장률 달성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중국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외부에서는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