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지난 26일 일본으로 떠났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입국을 미루고 있어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일가를 둘러싼 '형제의 난'에 가장 큰 관심은 롯데가의 '가족 회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부친 신진수 씨의 기일에 롯데일가가 모두 모여 '반(反)신동빈' 라인 중심의 가족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회장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제사에 맞춰 속속 입국했다.
지난 28일 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일본에서 입국했고 29일에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0일에는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31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
롯데그룹 가족이 모두 한국에 모이는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형제의 난' 핵심 인물인 신동빈 회장은 아직 일본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가족 회의'가 신 회장을 제외하고 열린 셈이다.
이제 문제는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가족 회의'가 자연스럽게 열리고 이곳에서 논의 될 얘기다.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신동주-동빈 형제의 다툼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가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신격호 총괄회장을 설득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 입국한 이후 어머니와 신 회장이 하루 정도 일본에 동시에 체류하는 동안 모자가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신 회장과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가 나눈 대화에 모친은 둘째 아들인 신 회장을 신뢰하고 힘을 실어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때문에 신 회장이 귀국을 연기하고 있다는 관측도 롯데 안팎의 분석이다.
신 회장과 의견을 나눈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가 신 총괄회장을 설득할 메시지를 갖고 왔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롯데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을 가진 인사들을 만나 자신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설득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의도적으로 입국을 미루고 있는 것인지, 일본에서 다른 업무가 있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신 회장은 당분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내부 안정과 우호지분 확보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일본 롯데홀딩스의 사장으로 임명하라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긴 지시서를 공개함에 따라 신 회장의 입에 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신 회장이 여러개의 표를 예약했고, 언제 한국에 들어올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 일가는 그동안 기제삿날에는 제주인 장남 신 전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이후 롯데호텔에서 별도 가족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신 총괄회장 선친 기제사는 성북동 소재 장남 자택이 아닌 신 총괄회장 집무실 겸 거처가 있는 롯데호텔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