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국민연금 민간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지난주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은 주총에서 그대로 행사될 전망이다. 다만 내부기구인 투자위원회가 민감한 사안임에도 의결위에 넘겨 찬반 의견을 요청하지 않은 채 자체 결정한 데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결정과정의 절차적 적합성 문제를 주총 이후 제기할 방침이다.
김상민 의결위원장은 14일 오전부터 6시간 가량 마라톤 회의를 가진 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에 관해서는 전문위원회의 판단 결정을 요청하지 않아 이 건에 대해 심의 의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기금운용본부가 판단 결정을 요청하지 않은 절차적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위가 입장을 결정했고, 주총 이후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자위의 자체 결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돼 향후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규정 개정 문제가 본격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0일 기금운용 본부장을 중심으로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찬성키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주총 전까지 결정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기금운용지침을 근거로 17일 주총 당일 입장 표명키로 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의결권 전문위는 14일 오전 7시30분부터 긴급 회의를 소집해 오후 1시께까지 약 6시간 동안 삼성물산 합병 건과 관련해 마라톤 회의를 계속하면서 논의를 거듭했다. 이날 회의는 의결위 측 요청에 의해 열렸다.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정부,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 연구기관 등이 추천한 외부 인사 9명으로 구성된 보건복지부 산하 민간 위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