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연초부터 빠르게 상승해 온 코스닥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11시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53% 하락하고 있다. 지난 6일 2.24%, 7일 2.97% 하락한 데 이어 사흘 동안 7% 가까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초 이후 급등하며 과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화장품과 제약 업종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닥 하락의 원인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사흘 연속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권 업계는 그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HMC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던 만큼 코스피지수에 비해 더 크게 낙폭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5월 이후 코스닥시장의 강세 원인은 실적보다는 유동성과 수급이었고 매수 주체는 기관이었던 만큼 수급에 따른 추가 하락 위험이 코스피보다 더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은 빚을 내 투자자는 신용융자가 급격히 늘어난 상태여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부터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되면서 변동폭이 커진 상태여서 개인투자자들의 공포심리도 커지고 있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급락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에다 중국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6월부터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것도 최근 코스닥 지수의 등락폭을 확대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정동휴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3조9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상하한가 확대로 인해 증시 급락 시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반대매매로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어 최근 하락 폭이 큰 종목 중 신용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 역시 "제약·바이오, 화장품주의 급락으로 그동안 이어지던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국면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낙폭이 큰 업종에 대해선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증권 김용구 원구원은 "올해 나타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강세 현상이 저성장 트렌드의 심화와 대형주에 대한 실망감, 저금리 고착화 이후 '매미(펀드 매니져 출신 전문 개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머니의 증시 유입 확대 등에서 비롯된 만큼 상승 추세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개연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 조정 이후 업종 간 순환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