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8살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칠곡 계모사건'의 계모 임모(36)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범균)는 21일 상해치사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한 임씨가 의붓딸인 A양을 학대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버지 김모(39)씨도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임씨는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돌려 자녀훈육이라는 미명 하에 지속적으로 학대행위를 자행했으며, 심지어 A양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아동학대 조사가 시작될 때마다 임씨는 피해자들이 넘어지는 등 스스로 다치거나 자해행위를 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양의 언니도 임씨의 지속적인 학대행위에 따른 정신적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임씨는 이런 행위가 피해자들을 사랑해 조금 과도하게 훈육한 것이라며, 자신을 위한 변명으로 일관해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아버지 김씨에 대해서도 "김씨는 임씨의 학대행위를 충분히 알았을 것임에도 피해자들을 위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고 이를 방임하는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A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조그만 관심과 애정이라도 갖고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면 A양이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많은 점 등을 비춰보면 김씨의 보호·치료의무 위반의 책임도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선고와 함께 아동학대에 대해 "아동권리보호에 관한 규범과 관련 우리사회 현실에서는 아직도 아동을 자신의 전유물이나 보호의 대상 수준으로만 인식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사건과 같이 훈육을 빙자해 자녀를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그로 인해 자녀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례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어 규범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한 점에서 법원도 일단 발생한 아동학대범죄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한 처벌로 대처함으로써 아동을 모든 형태의 폭력과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2013년 8월14일 오후 A양의 배 부위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뒤 복통을 호소하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이틀간 방치해 장간막이 파열돼 외상성 복막염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임씨에게 상해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0년을, 딸을 방치하고 학대한 혐의로 아버지 김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한편 당시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동생을 죽였다'고 허위 진술한 A양 언니도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과정에서 임씨의 강요에 의한 진술이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A양 언니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욕조에 가둬 물 고물을 하는 등 A양 언니에 대한 학대사실도 확인해 임씨와 김씨를 추가 기소했다.
앞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양뿐만 아니라 A양 언니(12)도 학대한 혐의를 추가해 임씨와 김씨에게 각각 징역 35년과 징역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