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천상의 목소리'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71세로 타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파바로티의 매니저 테리 롭슨은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6일 정오)에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이메일을 통해 밝히면서 “작년 7월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 8월 고열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하는 등 건강이 좋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롭슨은 "췌장암이 결국 '마에스트로'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파바로티는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35년 10월 12일 모데나에서 제빵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파바로티는 10대 때부터 아마추어 테너 성악가였던 아버지와 함께 교회 성가대와 지역 오페라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성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6살 때인 1961년 레지오 에밀리아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로돌포 역할을 맡으며 오페라 무대에 공식 데뷔했고, 1965년 1월에는 성악가 조안 서덜랜드와 함께 미국에도 진출한다.
1972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공연이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성악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 공연에서 여러 번의 하이C(3옥타브 도)를 불러 ‘하이C의 제왕’으로 불렸다.
특히, 1988년 독일 오페라하우스에서 가진 ‘사랑의 묘약’ 공연에서는 박수가 무려 1시간 7분이나 쏟아졌고 165번의 앵콜을 받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로마월드컵 전야제 때 선보인 ‘3대 테너 콘서트’를 통해 대규모 관중을 동원하는 야외공연을 자주 열었다. 전통 성악가이면서도 세계 각지를 돌며 종종 유명 팝 가수들과도 함께 공연했는데 지난 1991년 런던하이드파크 공연 때는 15만명의 관객들이 운집했다.
파바로티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해 지난 2000년 열린 ‘한반도 평화 콘서트’ 로 방한하기도 했다. 대규모 국제행사에서의 축하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영화 및 영화화한 오페라에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보스니아전쟁이나 아르메니아 지진과 같은 대규모 참사 피해자를 돕기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바로티는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3년 12월에 35년간 함께 생활했던 아내와 이혼하고 35년 연하의 개인비서인 니콜레타 만토바니와 재혼한 것을 비롯해 성악을 지나치게 상업화했다거나 유명세를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난은 물론 탈세 의혹도 받았었다.
파바로티는 전 부인과의 장성한 세 딸을 두고 있으며 만토바니로부터는 앨리스라는 딸이 있다.
'20세기 성악의 시작이 엔리코 카루소였다면 마지막은 파바로티였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현대 성악에 대한 파바로티의 기여는 막대하다는 게 음악계의 중론이다.
한편 프란체스코 루텔리 이탈리아 문화장관은 이탈리아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이탈리아 문화 최고 공로상' 수상자로 파바로티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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