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허필숙 기자] 해외에 서버를 둔 수천억원대 기업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판돈 5000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개장)로 2개 조직 21명을 붙잡아 총책 정모(39)씨 등 5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또 달아난 공범 6명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 16명은 2009년 2월부터 최근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회원들을 모집, 판돈 4000억원대 카지노, 스포츠토토, 바다이야기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4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본사와 서버를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 두고 국내에 홍보팀, 프로그램 개발·관리팀, 서버관리팀, 디도스 공격 대비팀, 자금관리·자금세탁팀 등을 운영했으며 1500개가 넘는 도메인을 수시로 바꿔 수사망을 따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그램 개발에 전직 IT업계 종사자, 문자메시지 발송 관련 업계 종사자 등을 끌어들이는 등 도박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분야별 전문가도 적극 영입했다.
경찰은 이들이 경쟁업체의 디도스 공격을 막기위해 사용한 돈만 연간 4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다.
평소 향수에 관심이 많던 정씨는 이렇게 번 돈으로 2010년 5월 18억원을 주고 국내 한 화장품회사를 인수, 정상적인 기업가로 신분을 세탁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또 불법 유출된 개인정보를 입수해 회원모집에 활용, 판돈 1000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의 총책 임모(33)씨 등 9명도 같은 혐의로 적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카지노 현장을 생중계하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임씨는 회원모집과 사이트 운영 등을 위해 문자메시지 발송업체를 직접 설립, 약 160만건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2년간 8100만건의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된 개인정보 중 5만5000건은 강원랜드 회원들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국적 대규모 조직을 일망타진해 조직 실체를 규명했다”며“범죄수익으로 확인된 계좌의 잔액 3억7000만원과 총책 정씨 소유의 외제차 등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