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유류 및 유해물질연구단이 5일 기름 유출 사고 피해를 입은 여수 앞 바다에 대해 해양오염 긴급 영향조사를 벌였다.
연구단은 이날 여수항만청 선박을 이용해 여수 앞 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6㎞(10마일) 내 30개 지점의 바닷물 시료를 채취했다. 채취한 바닷물에서 총유분 등을 우선적으로 분석해 기름 유출 피해로 인한 해양 오염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연구단은 해양 기름 유출 사고의 경우 해수가 오염 정보를 빠르게 희석시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자료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확보한 생태계 영향평가 내용은 해경과 여수시, 정부 등에 제공돼 향후 방제 활동 방향과 환경 복원 대책을 결정하는데 주요 자료로 쓰인다.
연구단은 이에 앞선 지난 4일 기름이 유출된 여수와 경남 남해 해역 21곳 지점에서 해수와 표착유, 퇴적물을 비롯해 바지락 등 이매패류의 시료를 채취했다.
또 여수 묘도와 신덕, 경남 남해 감암, 장항 등 4개 지역에서는 어류의 시료를 채취했다. 어류 간효소 분석 등을 통해 어류와 갯벌, 양식 중인 바지락 등이 얼마나 기름에 노출되고 오염됐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류는 간에서 몸에 흡수된 기름 성분을 분해하거나 해독할 수 있어 기름에 유출된 뒤 이틀이 지나면 채내 기름 노출 농도가 절반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한 정확한 피해 사항을 분석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단은 또 가장 많은 기름 유출 피해를 입은 여수시 신덕동 신덕마을 인근 해안가에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총유분 농도를 분석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해안가 어느 지역에 유출 기름 피해가 집중됐는지를 알 수 있어 앞으로 진행될 방제 대책 등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 보상 범위와 규모, 해양 복원 프로그램의 기간도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충남 태안의 경우 10년 동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분석 결과는 1주일 뒤 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구단은 기초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발암성 물질의 농도에 대해서도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오운열 수습대책단 단장은 “해양오염 긴급 영향 조사는 기름 유출 피해 해역을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기초 조사이며 출발점”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오염 상태를 파악한 뒤 본격적인 해양 환경복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