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PC방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용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상대방 컴퓨터 화면을 훔쳐보며 취득한 게임머니를 환전, 수억원을 챙긴 조직 폭력배 등 일당 3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홍모(30)씨 등 악성프로그램 판매책 3명과 박모(35)씨 등 유포자 24명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하모(29)씨 등 게임머니 환전상 7명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해커로부터 메신저를 통해 100만~300만원을 주고 사들인 악성프로그램(korea.exe 등)을 300만~2500만원을 받고 판매책에게 넘긴 뒤 전국 PC방 컴퓨터 1만5000여 대에 설치해 감염시킨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감염된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 게임에 접속한 상대방의 컴퓨터 화면을 훔쳐보며 키보드 등을 원격조정, 게임머니를 취득한 뒤 이를 환전상에 팔아 2억5000여 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씨 등 게임머니 환전상들은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액면가보다 싸게 사들인 게임머니를 7~10%의 이득을 남기고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
이들이 유포한 악성프로그램은 최근 정부기관 홈페이 등을 공격한 프로그램과 유사한 디도스 공격용 악성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유포한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된 PC에서 증권거래와 인터넷뱅킹, 이메일, 메신저 등을 사용할 경우 제3자가 모든 작업을 원격 제어할 수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포사범 중 폭력조직 3개파 조직원 3명이 포함돼 조직 폭력배가 최근들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인터넷 게임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불법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유사한 해킹프로그램이 전국 PC방에 대량 유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