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지난 12일 후보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으로 돌입했다.
성남 분당을 재보선은 수도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로 이번 성적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각각 전직 당 대표와 현직 당 대표 자격으로 맞붙게 됐다. 두 후보 역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누구든 패배를 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성남 분당을은 이번 재보선의 혁심 열쇠이다. 수도권의 중산층 도시가 바로 성남 분당이다. 성남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인 분당으로 나뉜다. 성남 구시가지는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분당은 여당 성향이 강하다.
성남 분당은 노태우 정부 시절 만들어진 도시이다. 강남의 중산층이 노태우 정부 시절 만들어진 이 도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수도권 중산층 대표 도시로 급부상하게 됐다.
따라서 여당 성향이 강한 도시가 바로 성남 분당을이다. 이런 성남 분당을에서 승리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두 후보는 각자 ‘지역일꾼론’과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강 후보는 15년 동안 성남 분당에 살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강 후보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손 후보는 성남 분당은 수도권 중산층의 대표적 도시이기 때문에 승리를 한다는 것은 곧 이명박 정부의 중간 평가의 의의를 가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 후보는 그동안 대구 지역에서 출마를 하다가 분당을에 출마를 한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이 분당을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을 때 강 후보는 15년 동안 터를 닦은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되기 까지 공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후보 공천 막판까지 괴롭혔다. 이에 계파 갈등의 모습까지 보여왔었다.
이런 모습이 정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손 후보가 출마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정 위원장의 전략공천 카드가 다시 급부상했었다.
하지만 강 후보는 이런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결국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물론 손 후보 역시 출마 선언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산층 대표 도시이자 여당 성향이 강한 도시에서 출마를 한다는 것은 패배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손 후보 측근은 “사지(死地)로 몰아내서는 안된다”며 분당을 출마를 거부했었다.
하지만 후보 물색에 실패하면서 결국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성남 분당을 선거구도가 ‘지역일꾼론’ vs ‘이명박 정부 심판론‘으로 바뀌었다.
강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주장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자신이 최적임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손 후보가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철새 정치인이란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손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성남 분당을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표율을 꼽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냐 낮으냐에 따라 강 후보와 손 후보의 승패가 갈려지는 것이다.
강 후보는 여당의 조직력이 강점이다. 또한 투표율이 높은 노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손 후보는 조직력이 약하면서 투표율이 다소 낮은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투표율이 낮으면 강 후보가, 투표율이 높으면 손 후보가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강 후보가 1인 선거운동 방식을 채택했다. 한나라당의 전폭적 지원을 거부한 채 강 후보 혼자 일일이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반면, 손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지만 투사적 이미지를 벗고 대선 후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중산층의 대표 도시이자 보수 성향이 강한 도시에서 투사적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의 전폭적 지원을 거부한 채 1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강 후보나 손 후보 모두 유리한 구도는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초박빙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오면서 성남 분당을의 30~40대 유권자들이 이를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강 후보에게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30~40대 유권자들이 反MB·反한나라당 정서가 강해지면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될 경우 강 후보에게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강 후보의 선거운동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색깔을 완전히 빠진 느낌이다. 한나라당이란 점을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강 후보는 15년 동안 분당에서 살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역일꾼론을 주장하고 나온 것이다.
반면, 손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노년층이다. 노년층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투사적 이미지보다는 대선 후보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연령대 직장인들이 서울~분당간 고속도로 교통체증을 피해 투표장에 올 수 있느냐 여부이다.
이런 이유로 젊은층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후보로서는 가장 취약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성남 분당을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얼마나 올 수 있느냐 여부이다. 전문가들은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40%를 제시했다. 40%가 넘으면 손 후보가 승리하겠지만 40% 이하면 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어쨌든 성남 분당을의 경우 지역 일꾼론과 이명박 정부 심판론 중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성남 분당을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손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힘을 싣게 되는 셈이다. 이는 결국 한나라당의 분화와 민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반면, 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나라당 지도부는 계산이 복잡하게 된다. 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진 의원으로 강 후보가 되기 때문에 강 후보를 예우 차원에서 대우를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 후보를 중심으로 계파간 계산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승리를 할 것인지는 무속인도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선거 당일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어느 후보가 승리의 미소를 지을지 판가름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