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너무 힘들게 한 사람들…다이어리 노트 보여주려고 그래…결정한 건 아니고 일단 날 변태처럼 2007년 8월 이전부터 괴롭혔던…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게…31명…감독·PD들은 가장 마지막에 따로 쓸게...
고(故) 장자연의 자필편지로 추정되는 문건이 공개된 가운데, 당시 느낀 두려움과 자살 충동에 대한 심경일 드러나 ‘장자연 리스트’가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개된 편지에는 “○사장이 너무 많은 것을 계속 요구하고 악마처럼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성상납을 강요한다...”라며 괴로운 심경이 적혀있다.
SBS는 지난 6일 ‘8시 뉴스’에 장자연 기일을 하루 앞두고 장자연이 자살 직전 자신의 심경을 적은 편지를 공개한 것이다. 2005년부터 사망 직전인 2009년까지 일기 형식으로 쓴 편지에는 술접대와 성상납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담겼다고 보도했다.
SBS 보도 이후 정치권까지 나서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건 당시 이 편지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며 압박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여성위원회는 지난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죽음으로써 자신의 인권을 지키려 했던 고인의 한을 풀어야 한다”며 “경찰과 검찰은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이 사라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재수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경찰과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지난 2년 동안 진실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경찰과 검찰, 법원은 장씨의 억울한 죽음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장자연씨의 자필 편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고 장자연씨 자살사건에 대한 재수사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장자연씨의 자살사건에 대한 재수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2009년 3월 발생한 ‘장자연 자살사건’은 지난해 11월 故 장자연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매니저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밝혀진 것이 없어 수많은 의혹을 남긴 바 있다. 이에따라 장자연 씨의 자필편지가 공개된 지금,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질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