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 하다 어린이집은 다니지도 못하고 초등학교 간다.”
보육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부모들이 선호하는 구립어린이집은 수백명씩 대기자가 있고 괜찮다는 민간 어린이집도 몇 년씩 기다려야 빈자리가 나온다.
당연 아이 맡길 곳 없는 부모는 한숨만 내쉰다. 오죽하면 태어나자마자 다닐 지 안다닐 지도 모르는 상태로 어린이집 대기자 명단에 이름부터 올릴까.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구로구가 나섰다.
‘아이키우기 좋은 구로’를 민선5기 핵심 구정 사업으로 정한 구로구는 어린이집 대기자수를 줄이기 위해 신규 인가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기존 어린이집의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매년 2개씩 소규모 보육시설도 확충하고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 및 장애 아동을 위한 특성화 보육시설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구로구의 보육시설 확충안에 따르면 신규 인가 제한 해제는 어린이집 허가 기준으로 삼고 있던 보육수급율을 높여 해결한다. 예를 들면 구로구에서 2010년 11월 초 현재 보급수급율이 가장 낮은 신도림동은 보육수요가 972명, 보육시설정원은 702명으로 72%인 반면 가장 높은 가리봉동은 보육수요가 168명, 보육시설정원이 379명으로 225%다.
보육수요는 보건복지가족부가 2004년 실시한 ‘전국보육실태조사’ 자료를 참고한다. 이 자료에 의하면 2세 미만 영아의 경우 전체 영아 중 30.2%, 5세 미만 유아의 경우 전체 유아 중 42.2%가 보육수요다.
구로구가 신규 인가 해제를 위해 이번에 취한 조치는 보육수급율을 구 전체 120% 기준에서 동별 상황에 맞도록 전환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보육수급율이 낮은 동이나 높은 동이나 구 전체 보급수급율이 120%를 넘기면 신규 인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2010년 12월 현재 구로구 전체 보육수급율은 120%여서 이 기준을 적용하면 사실상 관내 어린이집 신규 인가는 불가능하다.
구로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단 올해 1월 1일자로 보육수급율이 120% 이하인 7개동(신도림동, 구로1동, 구로3동, 개봉2동, 오류1동, 오류2동, 수궁동)에 대해 신규 인가를 해주기로 결정하고 인가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이 조치로 2월 21일 현재 민간 7건 228명, 가정 23건 325명 등 총 30건 553명의 증원이 늘어나게 됐다.
구로구는 동별 120% 보육수급율 완화로 증원 증대가 이뤄졌지만 아직도 5000여 명에 이르는 보육대기수요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판단으로 향후 대기자수의 추이를 지켜보며 보급수급율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규 어린이집의 증가가 기존 어린이집 경영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하기위한 대책도 아울러 시행키로 했다.
구로구는 일단 기존 어린이집이 시설을 확대하거나 보완하면 정원을 늘려주기로 했다. 기존 어린이집의 정원 증원을 신규 인가보다 우선시 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해마다 2개씩의 소규모 구립 보육시설도 만들고, 다문화 아동 및 장애아동을 위한 특성화 보육시설도 확충하게 된다.
구립 어린이집은 민간이 보육시설 참여를 기피하는 지역 등에 민간노후시설을 매입하거나 신설하는 방법으로, 다문화 아동 및 장애 아동을 위한 특성화 보육시설은 비영리단체 등 민간 및 종교시설 등의 참여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구로구의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초 관내 보육대기자 수를 조사한 결과 그 숫자가 1만6,195명에 달하고 이중등록자인 1만437명을 제외하더라도 5,758명이 순수한 대기자다”면서 “맞벌이 증가와 올해부터 실시되는 소득하위 70% 무상보육 제도도 어린이집의 보육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기자 수를 줄이는 조치가 시급한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보육시설 인가 등의 조치로 학부모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앞으로도 보육대기수요 추이를 면밀히 살펴 대기자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