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 없습니까? 일부 반대의견이 있어 투표로 승인 여부를 결정 하겠습니다” 쾅 쾅 쾅!
지난 15일 오후 시흥시 글로벌센터에서는 국회에서나 있을법한 의사봉 없는 손 방망이가 두들겨졌다.
지난 달 20일 시흥시 군자지구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과 관련, 적법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기됐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15일 재개됐다.
위원 16명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결국 시흥시가 제출한 군자지구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수립(안)이 회의가 시작되면서 도시계획 전문가로 알려진 교수 1명이 퇴장한 채 이어진 회의에서 참석 위원 대부분은 지난 회의와는 달리 의견을 내놓지 않아 토론 없이 투표로 이어졌다.
심의에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군자지구개발은 시흥시의 미래가 달려있으며 위치의 변경은 중요한 사항으로 심의를 보류해줄 것”을 거듭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위원장인 김기태 부시장은 군자지구는 ‘도시개발법’에 의거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변경포함)이 수립(행정절차 이행)되는 사항으로 동 법상 개발계획 변경에 대해서는 주민의견청취 및 시의회 의견청취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개발계획 변경(시기 및 토지이용계획 등) 타당성 검토는 서울대 국제캠퍼스 입지 대상지로 검토 중인 복합시설용지의 사업지구 중심부로의 위치조정 및 면적결정을 통해 ‘캠퍼스 내부 시설계획 및 건축물 배치 등의 마스터플랜’ 수립 및 실시협약의 시급성 등으로 조속한 개발계획 변경의 필요성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대의견이 있어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표결결과 찬성 12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조원희 시의원이 의사봉을 빼앗아 저지했지만 공무원들이 나서 의원들을 만류하는 혼란을 틈타 김기태 부시장은 주먹으로 의사봉을 대신해 통과를 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14일 한나라당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목적에 부합되는지 전문가 및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투명하고 적법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의 통과 후 한나라당 관계자는 “날치기된 개발계획변경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법률자문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을 밝히고 “서울대에 특혜를 주기 위한 어떤 절차나 토지 매각 행위에 대해서 시의회 차원의 반대 저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군자지구 도시개발계획 변경과 관련해 계속해서 심의가 보류되면 군자지구 개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며 한나라당 시의원들도 이미 승인했던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며 시민 A씨는 “점점 늦어지는 군자지구 사업에 서울대로 인해 시 재정이 거덜 나던 잘 되던지 간에 하루 빨리 공사하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했으며 시민 B씨는 “시흥시 장래가 달린 중차대한 사업을 몇몇 도시계획위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이들이 장차 시흥의 이완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자지구 도시계획 변경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6일 서울대 분과위원회 위원 40여 명이 ‘서울대 국제캠퍼스’ 예정지인 군자지구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된 절차가 이미 정해진 수순에 의해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강행돼 시흥시가 너무 무리수를 두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