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0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집값 내리는 걸 두려워 말자

URL복사

8·29 부동산대책의 문제와 대안
김수현 -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

부동산 문제가 연일 논란이다. 다만 그동안과 다른 점은 집값이 올라서가 아니라, 내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집값을 올리지 않으면서도 거래는 늘릴 수 있는 묘책을 찾느라 전전긍긍이다. 도대체 그런 신묘한 일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8월 29일 정부는 일반의 예상보다 더 화끈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내년 3월까지 사실상 해제했다. 물론 은행 자율규제에다 강남권이 제외되기는 했지만, 어떻든 최근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DTI 장벽을 없앤 것이다. 또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을 2억원 한도 내에서 저리(低利)로 융자할 수 있도록 했다. 말하자면 은행돈 빌려 집 사도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책 발표 열흘이 지나도 시장은 잠잠하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었다는 조짐도 없다. 그럼 이번 대책은 어떻게 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대책은 심리적 조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즉 내심 걱정하고 있는 집값 폭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집값 하락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며, 동시에 일부에서 말하듯 대폭락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8·29대책은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정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대책일 뿐이다. 다만 장기적인 체질개선이라는 점에서는 무의미하며 오히려 부정적인 조치라고 봐야 한다. 더구나 DTI 문제는 규제가 아니라 규범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별 효과도 없이 원칙을 훼손해버렸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가 심화될 거라는 우려도 크다.

집값이 내려가도 파국은 없다

대안을 얘기하기 전에, 우선 모두가 걱정하는 집값에 대해 생각해보자. 집값은 인구·산업변화 같은 장기추세, 경기나 고용사정 변화, 유동성 변화 같은 중단기 추세가 결합되어 움직인다. 따라서 인구가 늘고 경제가 급성장하는 국면에서는 웬만해서 집값 잡기가 쉽지 않고, 반면 인구·산업이 저성장단계에 들어서면 집값의 하강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써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장기 흐름상 주택가격이 더이상 오르기 어려웠지만 단기적 영향으로 이상 급등했던 나라들은 예외 없이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미국, 영국, 아일랜드 등 선진국). 반면 중국처럼 장기추세가 여전히 상승국면에 있는 국가들은 이번 위기의 여파가 훨씬 적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일본식 장기 거품붕괴가 나타날 단계는 아니다. 인구 구조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 외에도 전반적인 주거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어느정도 가격하락시에 수요가 회복될 저지선이 있다는 점, 또한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제도로 인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매우 낮아서 은행부실과 그에 따른 연쇄적 가격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이유이다. 다만 중기적으로 하락은 불가피한데, 전체적으로 보자면 향후 3년∼4년 정도의 주택가격 하향안정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

지금이야말로 장기대책 준비할 때

다행히 이번에 큰 위기가 없다 하더라도, 인구 구조가 정점을 찍게 되는 2020년까지 제대로 연착륙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진짜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10년간 과거 관성대로 부동산 경기부양에 매달리고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수급불균형 현상을 더 크게 부풀려서 마구잡이식 공급을 한다면 진짜 거품붕괴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번의 위기를 계기로 ‘부동산 불패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진정한 주택정책 체질개선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몇가지 핵심과제가 있다.

우선 민간임대주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자가소유율은 이미 60%를 넘어섰다. 일본의 자가소유율이 1968년 이후 지금까지 61%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도 이미 정점에 근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민간임대에 거주하더라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전세금 반환 위주로 설계되어 있는 임대차보호제도를 선진국형 임대차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임대용 주택은 예외 없이 등록하게 하고, 점진적으로 전세과세를 포함한 임대소득세 현실화도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을 계속 늘려야 한다. 현재 전체 가구의 3% 정도만 거주할 물량을 가진 상태에서는 안전망 구실을 하기도 어렵다. 최소한 일본(6.4%)만큼이라도, 나아가 전체 가구의 10%가 살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주거복지정책이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바닥에 있을 때는 가장 부작용이 적은 경기부양책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10년간 부동산 관련 세제를 지속가능한 세제로 정착시켜야 한다. 집값이 오를 때는 허겁지겁 올리다가 내릴 때는 또 모두 다 내리는 ‘널뛰기 세제’를 끝내야 한다. 경기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할 세금도 있지만, 대부분은 규범으로 정착해두어야 할 일이다. 여기서 여전히 중요한 원칙은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다. 또 임대소득세 정착에 맞춰 양도세 제도도 재편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부양이라는 마약 끊기

물론 시장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체질개선을 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향안정 추세가 장기간 지속되는 과정에서, 그간 과다하게 팽창했던 건설업이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냥 무작정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체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과 정부 할 것 없이 마구 벌여놓았던 개발사업도 될 일과 안될 일, 급한 일과 아닌 일을 나눠야 한다.

더 신경쓸 일은 집 한채만 가진 가정이 담보대출을 못 갚는 사태이다. 집값이 많이 떨어지더라도 금융권은 낮은 LTV 덕분에 안전하지만, 가계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이 공감을 얻는 것도 그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이런 경우 상환에 여유를 주거나 낮은 이자로 바꾸도록 지원한 바 있다. 아직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획기적인 지원책을 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된다.

너무 비싼 집값은 우리 경제의 혹이다. 거품은 빼야 한다. 그러나 잔뜩 부푼 풍선은 바람이 조금만 빠져도 쭈글쭈글한 곳이 생긴다는 점을 각오해야 한다. 울퉁불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다행히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 아직 시간도 남아 있다. 가격하강 국면에 부동산 체질개선에 나서면 오히려 더 건강한 경제로 되살아날 수 있다. 다만 그때까지 또다시 건설업 경기부양이라는 마약에 손대지 않으면 된다. 집값 내리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美 ICE 구금된 한국인들, 10일 오전 석방·오후 전세기 출발할 듯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구금돼 있는 한국인들이 10일(현지시간) 오후 현지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된 한국인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로 오를 예정이다. 이륙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2시반 전후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각으로는 11일 오후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금 시설에서 공항까지는 약 428㎞로, 차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해야 한다.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출국한다. 정부 신속대응팀 소속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는 9일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방문한 뒤 취재진에 "행정적, 기술적인 사안들을 계속 미국 협조를 받아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사법처리되지 않는 조건 하에 석방 직후 자진출국하는 형식의 세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ICE는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LG에너지


사회

더보기
배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한 경찰 혐의 일부 부인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이선균씨의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10일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인천경찰청 소속 A(30대 경위)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따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공무상 비밀누설의 점은 판례에 의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의견서를 봤는데 상상적 경합의 유죄를 인정하는 데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법정형이 더 높다"며 "일부 유죄가 (인정)되는 이상 (선고)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에 실질적 실익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파지를 촬영했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과 관련해 "수사자와 사건 내용이 적힌 용지를 촬영한 것으로 비밀문서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소문에 대한 사실을 명백히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A씨 측 변호인은 "차일 기일에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직업이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