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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래 산업 질서를 좌우할 지정학적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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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생성형 AI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이제 새로운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바로 ‘피지컬 AI’다. 인간처럼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며, 현실 세계를 바꾸는 피지컬 AI가 화면 밖으로 나와 공장과 병원, 물류센터와 가정, 도시 전체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스마트북스가 이 거대한 변화를 가장 입체적으로 읽어낸 신간 ‘피지컬 AI 2026: 이미 시작된 미래’를 펴냈다.

저자인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덕진 소장과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 이승환 박사는 “앞으로 3년이 피지컬 AI 시대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언어와 정보를 다뤘다면 피지컬 AI는 인간의 노동과 공간, 산업을 재편한다. 저자들은 올해 초 열린 CES, GTC, MWC 같은 글로벌 기술 행사를 통해 피지컬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읽어낸다. 특히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피지컬 AI의 챗GPT 모멘트가 왔다”고 선언한 대목은 상징적이다. AI가 더 이상 컴퓨터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로봇과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휴머노이드 기술과 결합해 현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다.

책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미래 전망이 아니라 실제 돈과 산업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분석한다.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 아마존, 피겨AI, 스킬드AI, 유니트리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왜 로봇과 피지컬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략으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를 촘촘히 짚는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과 중국의 차이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GPU, 구글의 AI 모델, 테슬라의 자율주행 데이터처럼 ‘두뇌’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면 중국은 선전 같은 도시 전체를 로봇 실험장으로 만들며 압도적인 속도와 물량으로 하드웨어 표준을 장악하려 한다. 책은 이 거대한 충돌이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미래 산업 질서를 좌우할 지정학적 전쟁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피지컬 AI 2026: 이미 시작된 미래’가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한국이 제조업, 반도체, 배터리, 통신 인프라를 모두 갖춘 드문 나라라고 말한다. 삼성, 현대차, SK, LG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뉴로메카 같은 국내 로봇 기업들이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도 높게 본다.

그러나 낙관론만 펼치지는 않는다. 플랫폼과 운영체제의 부재, 낮은 데이터 활용도, 핵심 부품 국산화율, 규제와 일자리 문제 등 한국이 넘어야 할 과제도 냉정하게 짚는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한국은 결국 부품 납품업체에 머물 수 있다”는 저자들의 경고는 꽤 날카롭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렵고 복잡한 기술 이야기를 산업과 투자, 일자리 변화라는 현실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피지컬 AI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독자도 읽다 보면 왜 글로벌 빅테크가 로봇에 뛰어드는지, 왜 공장과 물류가 가장 먼저 바뀌는지, 그리고 왜 앞으로 3년이 중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피지컬 AI 2026: 이미 시작된 미래’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 책이 아니다. 생성형 AI 이후의 세계를 전망하는 산업 보고서이자 한국이 어디에 투자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전략서에 가깝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를 넘어 인간과 함께 움직이는 시대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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