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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책과사람】 불안에 맞서 피어난 인류 창조성의 역사 <매혹의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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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왜 괴물을 만들고 소비하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괴물이 어떻게 인류 정신의 초창기를 형성하고 일상 속 존재로 자리 잡았는지 보여주며 저자는 석기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서양사 속 괴물들을 되짚어 본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문명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비이성을 어떻게 ‘타자’에게 투사했고 또 분리했는지 추적해 나간다.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괴물 혹은 크리처를 소재로 한 다양한 미디어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또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괴물을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인류의 기저에는 어두운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생존’이다. 지금처럼 세상을 지배하기 이전, 인류는 한낱 피식자에 불과했다. 거대 포유류와 자연재해에 희생되던 인류는 불안에서 탈출하기 위해 괴물을 이용했다. 상상 속에서 무질서한 자연과 괴물을 처치하며 지배자가 되려 한 것이다. 인류의 상상력 그리고 창조성은 이렇게 불안에 맞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인류세가 시작되고 우리가 자연을 손 안에 넣었다고 생각되는 현재,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왜 우리는 지배자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괴물에 열광할까?

 

괴물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며 추한 존재, 잔인한 행위로 우리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인간이 아니거나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존재다. 괴물의 특성이라고 판단되는 부자연스럽고 기괴한, 비정상적인 요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 변화해 왔다. 괴물을 판단하는 기준은 역사 속에서 유동하며 수많은 괴물을 만들어 냈다. 괴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유는 ‘그것이 만들어진 때와 장소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괴물은 ‘인간이 펼쳐온 다양하고 폭넓은 세계관으로부터 탄생’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괴물다움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말은 결국 우리의 정신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괴물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집단의 결속을 위한 ‘적’

 

이 책에 따르면 ‘괴물’은 우리를 드러내는 요소로, 그 어원에서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괴물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보여 주다’, ‘경고하다’를 어원으로 둔다. ‘괴물은 신비하고 모호한 동시에 무언가를 드러내는 존재’로 ‘저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징후’다.

 

괴물을 알면 ‘우리의 내면세계, 그리고 실재와 마주하는 방식에 대한 숨겨진’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신화와 이야기는 여러 세기에 걸쳐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마치 유기체처럼 인류 정신에 남아 이어진다. 이야기는 유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과거의 인류에 대한 진실을 전달한다.

 

‘살아남은 이야기들은 인간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다. 이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가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하나의 집단으로 결속되기 위해 무엇을 적대시하였는지가 보인다.

 

저자는 인류의 창조성이 이렇듯 인간 근원에 자리 잡은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괴물은 우리가 외면했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우리를 향해 기어 나온다. ‘괴물의 (부자연스러운) 자연사는 사실상 인간의 역사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과거에도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고 있는 괴물들은 우리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까.

 

이 책은 요동치는 불안과 자연을 향한 욕망으로 ‘혼란스러운 조각을 다루기 위해 우리가 붙잡는 존재가 바로 괴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자연 세계를 탐구하고 인간이기에 괴물을 만든다.

 

신이 되지 못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류는 이제 자신의 내면에 괴물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인간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바로 다른 무엇도 아닌, 괴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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