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현대차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전기차 생산 축소에 나선다. 울산공장 내 전기차 생산 라인이 여섯 번째 휴업을 맞은데 이어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량도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 전기차 생산량을 축소하는 대신,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수요 변화에 좀더 민첩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전기차 생산량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8674대까지 증가한 생산량은 6월 5361대로 줄었고, 7월에는 3311대까지 감소했다. 지난 3월 본 가동 이후 처음으로 월 생산량이 4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선 배경은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다.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종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려 한다는 진단이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 시 제공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오는 10월 종료한다.
이에 현대차가 10월 이후 미국 전기차 수요 급감에 대비해 미리 전기차 생산을 축소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전기차 수요 침체 영향으로 전기차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울산 1공장 2라인의 가동을 중단한다. 올해에만 여섯 번째 휴업을 결정하며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울산 1공장 2라인은 현대차 준중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한다.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감소를 하이브리드로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대폭 늘려 전기차 생산량 감소를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는 이달 대형 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울산 4공장 1라인(내수용)과 2공장 2라인(수출용)에 대해 각각 5회, 4회의 특근을 실시한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올해 1월 2325대에서 6월 7579대까지 확대했다. 지난달에도 6888대 생산량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한국과 미국 전기차 생산 속도를 줄이며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당분간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를 통해 전기차 수요 감소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