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첫 번째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다.
사상 처음으로 시급 '1만원'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노동계는 올해보다 24.7% 오른 1만 2천 원을 요구한 반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2024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임위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매년 3월31일까지 최임위에 다음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은 양대노총, 사용자위원은 경영계, 공익위원은 정부가 추천한다.
통상 최임위 첫 회의는 위원들 간 인사를 나누고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는 '상견례'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올해는 최임위가 열리기도 전에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장외전'을 펼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예상된다.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4일 내년도 최저임금 공동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000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올해보다 24.7% 높은 수준으로, 고물가 속에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통상 6월께 요구안을 발표해온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그 시기를 앞당기면서 '선공'을 날렸다.
경영계는 아직 요구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경영계의 한 축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2일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입장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으로, 1만원까지는 380원이 남았다. 인상률로는 3.95%다.
이날 회의에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놓고 노사가 시작부터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지난해 심의 당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다만 표결에서 부결됐는데, 최근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다시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한편 노동계 위원으로 참여하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심의위 첫 회의를 앞둔 오늘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위 독립성 보장과 권순원 공익위원의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권 위원은 정부의 노동 개혁안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을 맡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다루는 상생임금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두 위원회 활동에 모두 불만을 표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