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중 오두막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때를 들라면 읽고 싶은 책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읽고 있을 때, 즉 독서삼매에 몰입할 때라고 법정 스님은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내 영혼은 투명할 대로 투명해지며” “책의 기상이 나를 받쳐 준다.”고.
그렇다면 법정 스님의 구도와 진리의 길에 함께해 온 책들은 무엇일까?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깨어 산중 오두막을 불 밝혀 온 책은? 스님이 스스로를 거울처럼 비춰 보던 책은 무엇이며, 늘 곁에 두고 스승으로 삼은 구도의 책과 경전에는 무엇이 있을까? 스님이 즐겨 읽은 고전에는 무엇이 있으며, 여행을 떠난 스님의 행장 속에 함께한 책들은 무엇이고, 여행지에서 읽은 책 가운데 스님이 다시 오두막까지 가져온 구절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아가 스님이 권하는, 이 시대 지식인의 서가에 꽂혀 있어야 할 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독서기이자 이 시대의 진정한 지식인을 위한 추천 도서에 관한 책이다.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50권의 책’을 선정하기 위해 그동안 2년여에 걸쳐 여러 차례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스님을 뵙는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충만하게 채우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 책들은 무엇일까?’를 주제로 스님이 읽어 오고 가까이해 온 책들을 기록해 나갔다. 또한 지금까지 스님이 쓴 모든 산문과 법문들을 하나하나 찾아 넘기며 거기 소개되어 있는 책들을 죽 추려 내고, 편지 등에서 언급한 책들도 모두 정리하였다. 그러고 나니 법정 스님이 함께해온 책의 세월이 희미하게나마 모습을 드러냈다.
스님이 경전이나 그 주석서 못지않게 자주 펼쳐 보았다는 <어린 왕자>와 <꽃씨와 태양> 같은 동화에서부터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배웠다는 <톨스토이 민화집>, 읽은 뒤 직접 현장을 찾았던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고 창간호부터 줄곧 구독해 오고 있다는 <녹색평론>과 인도철학의 꽃이라 불리는 <바가바드기타>에 이르기까지, 모두 잠든 깊은 밤 강원도 산중 오두막을 불 밝혔던 법정 스님의 독서 기록이 만들어졌다. 그 목록에 곁들여 스님은 이 시대에 꼭 읽었으면 한다며 여러 차례 새로운 도서들을 추천하였고 그런 과정들을 반복해 50권의 책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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