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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짜’가 판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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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탱크와 전투기 빼고 못 만드는 가짜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가짜 상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세계유명상표의 명품 작퉁들이 버젓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고, 이런 상품들은 갈수록 품질이 개선되어 최근에는 전문가들조차 정품과 모조품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베이징의 대사관 거주지에 위치한 실크시장(시우쉐이, 秀水街)은 외국인들도 거의 알고있는 명품 가짜시장이다. 시장통의 한 시계점을 찾아 ‘롤렉스’를 찾으면, 주인이 일본어 상품 브로셔 한 권을 내준다. “책 속의 어느 모델을 원하느냐”고 물어, 금색의 롤렉스 시계를 가리키면 주인은 창고에서 조심스레 번쩍번쩍 빛나는 시계 하나를 꺼내온다. 진품(眞品)일 경우 약 4만위안(640만원)의 시계 값이 모조품의 경우 350위안(55,000원)에 거래된다.

이러한 가짜 상품들이 점차 정품과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의 많은 상인들은 가짜를 팔아서는 안 될 곳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어 상도덕에 문제가 생긴다.


중국 가짜술은 ‘독약’







베이징 미국대사관 옆에 위치한 실크시장. '진품'빼고 없는 것이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모조품으로 유명한 이곳은 관광객 등 항상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필자가 처음에 중국에 유학을 왔을 때, 많은 선배들이 “가짜 인민폐를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그 당시만 해도 설마 신문에서나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무려 4번이나 당했다.

주로 택시나 식당에서 멋모르고 받은 것이지만, 한 번은 북경에서 개최된 한국상품전 전시회에서 받았다. 불과 작년 9월의 일로 모 한국식품회사의 통역을 하던 중 100위안권 6장을 받고, 결국 범인으로 예상되던 자주 찾아오던 손님(?)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들은 외국인들이 위폐구분을 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이용, 100위안 짜리을 내고 거스름돈을 돌려받아 일명 가짜를 진짜로 바꾸는 “돈세탁”을 통해 이익을 본 것이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가짜돈은 주로 대만이나 홍콩에서 만들어져서 대륙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위폐제조자나 마약사범을 사형이란 중형으로 다스리지만, 손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인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는 약 3억위안 정도의 위폐가 통용된다지만, 실제로는 훨씬 윗도는 액수가 통용되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중국 공안은 위폐를 제조하는 기술이 날이 갈수록 지능적이어서 가짜를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택동이 건강을 위해 매일 한 잔씩 마셨다는 중국의 명주 마오타이주(茅台酒)는 진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짜 마오타이주만 해도 15종이나 있고, 그 산지 또한 각양각색이다. 중국 국무원 직속 《찡지르빠오(經濟日報)》는 최근 가짜 술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 통계수치를 처음으로 공개해 중국 사회에 충격과 함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후베이(湖北)에서는 결혼식장에 참석했던 하객 117명이 가짜 술을 마신 후 50명이 중독, 3명이 사망함으로써 즐거워야 할 결혼식이 초상집으로 돌변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중국의 가짜 술을 화학분석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문제의 가짜 술을 분석한 결과, 100cc당 공업용 메틸 알코올 함유량이 무려 44.8g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규정치 0.04g을 1,100배나 초과한 수치다. 따라서 공업용 메틸 알코올 4~10g을 마시면 중독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초과할 경우 목숨을 잃게 돼 있음을 감안하면 중국 내 가짜 술은 독약이나 다름없다.

이 신문은 특히 중국 내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는 2억 명에 달하고 베이징에서만도 알콜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숫자가 14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가짜 술 제조업자들을 방치할 경우 이로 인한 피해는 가공할 만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외국 가수의 카세트 테이프와 CD, 외국 드라마와 영화의 VCD·DVD 타이틀은 90%이상이 ‘따오반'(盜版)이라고 불리는 불법 복제판이다. 한국에서 1만8,000~2만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한국영화 DVD 타이틀을 중국 소비자는 10분의1 가격으로 비슷한 시기에 정품과 똑같은 매뉴얼과 품질을 지닌 상품을 구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 중국산 가짜와의 전쟁







왕푸징의 명품모조품 가게가 70~90% 할인을 한다는 광고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진짜와 똑 같은 가짜상품 때문에 가장 골탕 먹는 것은 소비자들과 정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삼성 애니콜의 경우 하루도 못 가는 가짜 배터리가 판을 치는 바람에 정품을 팔아도 “배터리는 가짜일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국정부가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벌인다고는 하지만 아직 ‘가짜천국’이라는 비아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문서가 버젓이 위조되고 있으므로 중국정부조차 일종의 피해자인 셈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가짜박멸에 고심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이 단속권을 지닌 것은 아니고 정품의 가격을 가짜 수준으로 낮춰 가짜를 시장에서 자연 퇴출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혼다는 중국에서 곧 초저가 오토바이를 생산, ‘가짜혼다’를 몰아낼 계획이다. 또 게임업체 킹소프트도 정품 소프트웨어를 불법복제품 수준으로 값을 낮추기로 했다. 마진이 줄지만 가짜 때문에 매출이 주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2000년부터 대대적으로 모조 상품을 단속했다. 특히 베이징시는 2000년말 대표적인 가짜 시장이었던 싼리툰(三里屯)시장을 아예 폐쇄조치했다. 집중 단속을 선포하고, 지난해에 정부는 470만 달러 어치의 가짜들을 압수해서 불태웠다고 한다.

홍콩은 “불법 복제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02년 4월 1일부터 불법복제품 사용에 따른 제재를 강화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또한 ‘가짜’ 판매를 제보하면 보상금을 주는 ‘당근 작전’도 시작했지만 아직은 별 무반응이다.

베이징(北京) 공안국은 《가짜 증명서 전시회》를 열었다. 호적증명, 학력증명, 결혼증명, 공안당국의 신원증명 등 공문서는 물론 미국 제약회사의 바이아그라 정품증명서까지 포함돼 있었다. 가짜 증명서를 구별하라는 목적의 전시회였지만 워낙 종류가 많고 진짜 같은 것이 많아 외국인에게는 불신감을 더 키워줬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다”는 말이 중국에선 “가짜가 진짜를 구축한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북경 통신원 김길조 kimkilch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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