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횡령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재개 첫날 하락했다. 거래정지 전 가격 대비 21.5% 급락한 수준이다. 패시브 자금 유출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유출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만 개인들은 매수세에 나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시초가(12만1000원) 대비 9000원(7.44%) 내린 11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거래정지 전 종가인 14만2700원 대비 21.51% 급락한 수준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월3일, 재무팀장인 이모씨의 2215억원 횡령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종목이다. 이에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두 차례에 걸쳐 심의한 결과, 거래재개를 결정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영업실적이 견조했던 것이 거래재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41억3200만원, 영업이익 511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36.5%, 영업이익은 100.5% 급증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거래재개라는 호재에 일시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등락을 반복하던 끝에 하락 전환했으며 그 폭이 점점 확대됐다.
주가 하락은 패시브 자금의 유출로 보여진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으로 인해 투자관리종목,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돼 코스닥150, KRX300 지수에서 편출됐다. 이에 따라 해당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오스템임플란트를 팔아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거래정지 당시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국내 펀드는 106개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닥150과 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약 30여개다. 여기에 외국계 펀드 가운데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펀드에서 매도가 나타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오스템임플란트를 642억원, 99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728억원 가량 사들였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다시 코스닥150과 KRX300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이 해제돼야 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감사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을 받으면서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별도의 재감사를 받지 않는다면 내년 3월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투자주의환기종목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주의환기종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적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감사보고서는 통상적으로 내년에 나오기 때문에 회사가 당해 재감사를 받지 않는한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펀드런이 마무리 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종가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외국인 비중은 43.68%다. 아직 외국인 비중이 절반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패시브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주가의 변동성은 심화될 전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 매도 물량과 기업의 견고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상반되며 높은 변동성 보일 수 있다”면서 “변동성 일정 부분 해소 이후 적정 기업 가치 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