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자신에게 핀잔을 준다는 이유로 친누나를 살해한 후 시신을 인천 강화군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0일(살인, 사체유기)혐의로 기소된 A(2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19일 친누나 B(당시 30세)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의 늦은 귀가와 카드 연체 과소비 도벽 등의 문제로 친누나인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B씨가 욕을 하며 유리컵을 던지자 A씨는 '누나가 무슨 부모냐. 부모님 행세하지마라'고 말하자 B씨는 너의 행동을 부모님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이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B씨를 흉기로 살해해 시신을 9일간 아파트 옥상 창고에 보관하다가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한 마을회관 인근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애인과 가출했고 내가 귀가를 설득 중이다'라는 취지의 허위 카카오톡 대화를 만들어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B씨에게 없는 가상의 애인을 만들어 그가 가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다가 이후 자백하고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B씨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예금을 인출해 여행을 다니는 가하면 B씨 명의로 보험계약을 해 1000만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B씨는 A씨의 친누나로 잘못된 행동을 질책하거나 다독이면서 남매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A씨는 듣기 싫은 소리를 해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B씨를 살해했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농수로에 유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이후에 드러난 A씨의 행동에서 죄의식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 "B씨는 4개월가량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채 농수로에 홀로 버려져 있었고, A씨는 실종신고를 한 부모를 기망해 이를 취소하게 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도 "행방불명된 B씨가 친동생에게 살해되고 버려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유족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실로 형언하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